두 아들 아빠 2007. 3. 28. 09:39
불륜(不倫) 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윤리적이지 못함이며, 그 의미는 대단히 넓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사람됨의 도리를 담고 있는 유교 사상 전부를 말해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불륜이란 단어를 ‘부적절한 남녀관계’라며 극히 한정적으로 쓰고 있다. 


어떤 현상에 대한 표현을 권력자들이 편리에 따라서 축소나 확장하여 쓴다. 역사적으로 확장하여 사용한 예는 ‘친일파’며, 사회적으로는 ‘불륜’이다.

불륜은 ‘간음’이나 ‘간통’이라고 하고, 친일파는 '매국노'나 ‘반민족반역자’가 정확한 표현이다.


예전에는 더 약한 표현으로 ‘바람을 피운다.’ 했으니 진일보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요즈음처럼 이혼을 하고 난리굿을 치루지 않은 이유는 당시에는 여성을 억압하는 구도가 사회적으로 완벽했기 때문이다.


간음이나 간통이 불륜이란 단어로 사용된 시기는 우리나라가 먹고 살만했을 때 생성됐다. 아마도 러브호텔이란 말과 비슷한 시기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느낌이 약한 단어를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안방드라마에 간음이 판을 치는 이유도 이미 간음으로 죄악 됨을 희석시켜서 죄의식을 덜어보려는 몸부림이다.


십계명에는 살인 다음으로 간음을 금하고 있으며 도둑질보다도 더 죄악 된 짓이다.

그러나 세상 법은 간음보다 도둑질을 더 엄히 다루고 있다.

외국의 예를 들어서 간통죄 폐지도 심심치 않게 주장되고 있다. 법이란 죄의 예방 차원과 피해자의 보상이 함께 이루어져야 이상적이다.

사회적으로 아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는 간통죄는 당분간 유지 되어야 한다.

 

교사나 목사 집단에서 일어난 범죄행위를 통계를 내보니, 사기, 절도 등 일반 범죄는 다른 집단에 비하여 현격히 적고 불륜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간음을 그리 큰 죄악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안 걸리면 짜릿한 로맨스고, 재수없게 걸리면 구설수나 망신살 정도다.


성경에서 간음은 구약이나 신약에서나 일관되게 이혼을 허(許)한다. 가정의 거룩함이 회손 된 가정은 가정으로써 더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을 깬 사람들을 하나님이 일일이 찾아다니시면서 죄를 묻고 벌하시지 않는다. 이혼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스스로 벌을 받는 일이다.

예수님은 마음의 간음도 간음이라고 했다. 이는 행위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뜻으로 사람은 생각과 마음이 행위의 시작이라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안방드라마에서 간통과 간음을 아무럿지도 않은 이야기 거리로 하는 것은 마음에 간음을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게 하거나, 부추키는 추악한 짓이다.


간음의 메커니즘은 애틋하고 파괴력 있는 에로스 사랑을 다시 해보고 푼 심정이다. 이는 에로스 사랑 이후 더 이상 진전되거나, 확산되지 못하고 벽에 부딪친 후 마지막으로 느낀 사랑으로 되돌아가려는 것이다.

 

서로에게 애틋함이 없어져서 해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