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소통과 사과 5.

두 아들 아빠 2007. 1. 7. 10:05
  남편이 퇴근 후에 아내를 불러내서 일종에 화해를 시도하는 광경을 본적이 있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안주와 술을 시켜 놓고, 남편이 몇 마디를 하는가 싶더니 여자가 발딱 일어서서 나가는 것이다. 아마도 남편의 사과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남자도 인상을 보아하니 한 성질 하는 사람 같은데 그 곳을 나가고 어찌 됐는지 알 수 없다.

화해도 기회가 있다. 상대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 이에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어야 한다.

 

  부부싸움의 원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노무현대통령이 신년사 말했듯이 단연 소통의 문제이다. 남녀의 기질적인 차이도 원인이라고 하지만,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남녀의 기질적인 차이는 많이 중화 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서로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마음이 멀어지고, 따라서 다툼도 일어난다.


훈련받지 못한 소통

 온전한 소통은 어릴 적부터 훈련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가정 안에서 대화의 훈련을 시키지도 않고 그렇다고 학교와 사회 모두가 이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성 말이나, 학교의 주입식교육과 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적 요소가 소통을 막는 원인이었다.


  딱히 서로에게 별 불만이 없는데도 부부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에 가시가 있는 경우가 있다. 가령 아내가 침대에 누어 있을 때 남편이 조용히 “나도 눕게 자리 좀 비켜 달라”고 하면 될 것을 “먹고 자기만 하니 살만 피둥피둥 쪄서...” 라고 말한다면 돌아오는 말은 뻔하다.



 여성들의 경우 남자가 잘한 일을 하면 칭찬에 앞서서 이를 뻐기는 남자가 꼴 보기 싫다고

“그래 잘났어!” 하기 마련이다. 먼저 서로가 비아냥거리는 말투부터 고쳐야 한다.

다음에 기분이 나뻤을 때 상대에게 이를 잘 전달해야 한다. 아래 순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냥 넘어갈 것인가? 아닌가?

 문제 제기 여부의 판단이다. ‘더러워서 참는다.’는 식이나, 사소한 문제를 거론하여 일을 크게 만들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 또 자신의 입장에 걸맞거나, 상황에 적절한 이의나 반론을 제기해야 한다. ‘나도 화났으니 너도 화나 봐라’ 식으로 내갈기면 안 된다. 아이들이 매 맞을 것을 뻔히 알면서 부모에게 대드는 일은 이런 생각에서다. 상처는 늘 약한 쪽만 입게 마련이다.



언제 말할 것인가?

 시기의 중요성이다. 상대가 엄청나게 화가 나있을 때 같이 맞불을 놓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반성을 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반성할 시간을 주어야한다. 그러나 너무 오래 지나면 옛날 일을 아직도 잊지 않았냐며 오히려 화를 낸다.



어떤 방법으로 말 할까?

 대화의 기술이 가장 필요한 대목이다. 상대의 언행 전부를 부정하고 시작하면 더 이상 대화는 진전되지 않는다. 상대를 이해하되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진정성은 누구에게나 통하기 마련이다.



내가 받을 사과의 수준은 어디까지 인가?

 대화에서 완승을 거두려면 안 된다. 반론의 여지도 없이 꼼짝 못하게 몰아 놓았다고 상대가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 사람이 논리적인 사고를 지닌 것 같지만 개인의 문제에는 감정이 앞서게 되어있다.



 사과란 하는 쪽에서는 상당히 껄끄러운 행위이며, 받는 입장에서는 늘 만족스럽지 못하다.

사과를 주고받는 일도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사과를 하는 쪽은 상대의 억울함을 끝까지 다 듣고 난 후에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인정을 하지 않는다.



 받는 쪽에서는 사과를 받아야 할 핵심부분만 추려서 이야기해야 한다. 예전에 다 추 수리지 못한 억울함까지 쏟아 내면 상대는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예전에 받아내지 못한 일은 자신의 잘못이다.

--------------------------------------------------------------------------------------------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깨지는 경우는 재발 방지가 확실하지 않아서다. 남편에게 각서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남자에게 각서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동안 남자들이 일으킨 전쟁은 스스로 쓴 각서를 발기발기 찢어버리고 일어났다.



 진정한 어른 됨이란 남을 배려 할줄 알고 대화로서 소통의 원활함과 이를 통하여 권면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나이만 어른이지 아이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의식을 지닌 사람이 많아서 가정과 사회가 소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