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즐거운 책읽기 … 성적 쑥쑥"
◆ "혼자 하게 했다"=큰애가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부진했다. 과업을 제시간에 마치는 훈련이 덜 돼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점검하고 모든 숙제를 알아서 하게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다 할 때까지 기다렸다. 모두 마친 뒤엔 다음날 배울 내용을 점검하게 했다. 처음엔 한 페이지를 쓰는 데 오후 10시가 넘었다. 두세 페이지를 쓰려면 오전 2시까지 가야할 때도 있었다. 조금 요령을 알려주면 좀더 빨리 끝날 수 있었겠지만 아무리 밤이 늦더라도 혼자 하게 했다.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이를 얼마나 몰랐는지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컴퓨터나 한자 자격증도 마찬가지였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외국연수 바람이 불었다. 친구들이 다 나가 있어 놀 친구가 없다고 했다. "컴퓨터자격증 시험을 보는 게 어떻겠니" 했더니 좋다고 해서 책을 빌려다 줬다. 작은아이도 마찬가지였다. ◆ "유치원생 책에서 시작, 해리포터까지"=책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했다. 새로운 책을 눈에 보이는 곳에 두거나 먼저 읽고 재미있는 부분을 이야기해주거나 함께 읽기내기를 하거나… 등등. 매일 공공도서관을 향했다. 빌려다 준 책을 다 읽으면 다른 책을 빌려다 주었다. 작은애는 큰애와 달리 책읽기를 즐기진 않았다. 그래서 되도록 새 책을 빌려다 줬다. 장정이 멋있는 걸 고르기도 했다. "이거 너무 재미있대. 읽어봐라" 며 책을 건네기도 했다. 작은애는 예민하고 꼼꼼하고 또 차분하다. 책도 행간을 읽는다. 그만큼 느리다. 답답하지만 형과는 다른 특성이겠거니 한다. 책을 놓고 얘기하거나 글을 쓴 걸 보면 사실 형보다 동생이 더 낫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1년간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이 도서관 대여섯 곳의 이용증을 온 가족이 만든 것이었다. 처음엔 유치원생용 책부터 빌렸다. 조금씩 수준을 높여갔다. ABC도 모르고 간 작은애가 귀국할 무렵엔 해리포터까지 읽을 수 있게 됐다. ◆ "수학 싫어하던 작은애 수학 올림피아드서 수상"=교과 때문에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 적은 없다. 책으로 다 됐다. 컴퓨터나 한자자격증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으로 혼자 공부해 땄다. 단 수학경시대회 전문학원엔 보냈다. 학교에서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책을 구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큰애는 중3 때부터, 작은애는 중1 때부터 전문학원에 다녔다. 작은애는 문과 성향이 강해 말렸는데도 스스로 하겠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적어도 세 군데 학원은 다녀야 대비가 된다" 는 말을 들었었다. 그건 다니기만 할 뿐이어서 효과적인 것 같지 않다. 요새도 "어느 학원 선생님이 잘 가르치느냐" "좋은 과학 선생님 없느냐" 는 전화를 받는다. 사실 작은애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수학을 싫어한다고 한다.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싫어해서는 안 된다. 매일 수학공부를 하도록 하면 재미를 붙이게 될 것" 이란 말을 들었다. 그 뒤 매일 한두 문제씩 풀게 했다. 아이가 골똘히 생각하는 걸 좋아해 사고력 유형의 문제집을 사다줬다. 처음에나 잠깐 답을 맞히는 걸 도와줬지 이후엔 혼자 하게 했다. 4학년때는 수학경시반에 뽑혔다. 영국에서 돌아온 때가 아이 6학년 2학기였는데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어마어마하게 했더라. 고민하다 한 학원에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 학원장이 학원에 와서 문제를 풀라고 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설명해주겠다고. 딱 1주일간 교재를 가져가 풀었는데 그때 다시 재미를 붙인 듯하다. 지금은 제일 잘하는 게 수학이다. 수학올림피아드 전국 단위 중등부에서 금상을 받았고 중등 국제 올림피아드에 한국대표로 나가 은메달을 땄으니까. ◆ "가장 멀리해야할 게 바로 상대 비교"=두 아이의 장점을 서로에게 끝없이 칭찬했다. 동생의 훌륭한 점을 형이 배우려 노력하고 형의 뛰어난 점을 동생이 흠모해 서로가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또 흔들리지 않는 주관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노력했다. 아이를 끊임없이 친구들와 비교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교육에서 가장 멀리해야 할 게 상대적 비교라고 믿는다. "100점 맞았어" 라면 "너희 반에서 몇 명이 맞았는데" 라고 질문하는 어머니들이 의외로 많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하면 그 이외의 것엔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 아이가 시험을 치르기 전에 항상 자신이 목표를 정하게 하고 그 목표 달성 여부를 스스로 진단하고 평가하게 하였다. 주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물으면서 찾아가면 아이들은 언제나 당당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정리=고정애 기자<ockha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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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아빠의 유감
기사의 내용은 두 아들을 과학고에 입학시킨 어머니의 자녀교육 성공기(?)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도대체 신문의 기사가 독자에게 어떤 메세지를 주려고 하는가
정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자녀 둘을 과학고에 입학 시키는 것이 성공한 것이며 인생의 목표로 가는 성공 과정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책에 우여곡절 끝에 왕자를 만나서 결혼 해서 잘 살았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이제 겨우 둘 다 고등학생들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느껴야하고 고민해야 할 어린 학생들 뿐이며 성공을 이야기 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런류의 자녀교육 성공기의 위험성은 엄마의 노력이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냈다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이땅에 수 많은 어머니들이 좌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아이들은 머리가 워낙에 명석한 아이들이다. 대학교수인 어머니가 그들을 돌보면 얼마나
돌보았을 것인가? 부모의 열심이 자녀를 어찌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큰아이는 초등 1학년때 부진 했다.' '과제를 제시간에 마치는 훈련이 덜 되었다.'
보통의 부모들 같으면 일딴 숨이 막히는 이야기이다. 그 나이 또래에 그런 훈련이 된 아이가 몇이나 될까?
작은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때 수학을 싫어 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이때는 수학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지겨움이 반복되는 사칙연산의 산수이다. 이때부터 아이를 잡았다는 뜻인데 성공이라기 보다는 아이의 명석한 두뇌가 부러울 뿐이다.
사진과 기사에도 보듯이 아이들 아빠의 이야기는 전혀없다.
이 가정도 '아버지 부재 현상'이 명백히 있다.
과연 아이들이 삶에 관한 균형감은 그 나이 또래만큼 성숙해 있는가는 전혀 이야기가 없고
외형적인 것만 나열되어있다.
학원을 전혀 보내지 않고 학교 공부와 교과서 위주로만 공부 했다는 가증스러움은 이제는 통하지 않아서 초등학교 때는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는 정도로 물러나 있음은 예전의 성공 수기와는 사뭇 다른 점이다.
어머니가 교환교수로 가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국 조기유학에 가족이 유렵여행 다니는 일이
결코 평범한 삶이 아니거늘 마치 동네 주부요리 강습을 한다고 해서 갔더니 재료의 고급스러움에
질려버린 심정이다.
이 수기에서 딱 하나 건질 것은 '아이들을 비교하지 않았다'은 것이다.
이는 모든 부모가 경계 해야 할 문제이다. 어떤 경우든 '편애'는 자녀들에게 아주 좋지 못한
영향을 주는, 반듯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사의 경우는 비교할 필요가 없다.
만일 작은아이의 학업 성적이 현격히 떨어 졌어도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이른바 부모와 궁합이 잘 맞는 자녀가 있다. 오늘날은 성적이 높은 자녀가 궁합이 잘 맞지 않을까?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용서가 되는 세상이다. 그래서 균형감을 해치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와 그 주변의 연구원들은 세상이 알아주는 두뇌들이다.
줄기세포 사건의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삶과 인생에 관한 균형감이 어떤 점이 문제인가를 살피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과 우리가 어떻게 자녀를 길러아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 대학 덕으로 386세대는 교수자리도 얻기가 쉬어졌다.
줄만 잘 대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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