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관념적이라는 것

두 아들 아빠 2009. 6. 29. 22:20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옥고를 치를 때 감옥에서 수 많은 책을 읽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다.

처음엔 닥치는데로 책을 읽다가 성경을 접하게 되었고 기독교 신학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책을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을 바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한다. 신의 역사 하심을 깨달은 것이다. 감옥의 수 많은 동료들을 감화 시켜나갔다.

 

감옥에서 나와서는 달라진 사상을 가지고 세상 살이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삶이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호주머니에 돈 한푼 없기에 예전에 알고 지냈던 경제적으로 성공한 친구의에게 가서 찾아 가서 도움을 청했는데 기대 이상의 도음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가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겉으로 보기에 별 문제가 없는 듯했지만 예리하고 통찰력있는 그의 눈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는 친구의 부인과 아이들의 눈빛에서 크나 큰 억울함을 발견했기에 잠을 이루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자존심 강한 그 친구에게 직접 말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가끔씩 찾아가서 좋은 아야기를 해주도 가끔 비유로 가족의 문제를 조금씩 꺼내어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그래서 그 가족과 아주 친밀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억울함이 풀리지 않고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점점 그 친구가 미워졌고 도무지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 온 자식들도 미워졌다. 처음엔 그 아내의 되바라진 태도는 씩씩함으로 칭찬했는데 염치와 싸가지가 없는 여편네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은 사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집안과 가족에 저항하기 위한 일종에 자해행위였었다. 죽기 살기로 운동 한 그는 함께한 운동권 선후배들에게 용기있는 의인으로 칭송 받았지만 자신은 모르는 섬뜩함에 진정으로 다가 오는 사람들은 없었던 것이다.

 

그가 아무리 의로운 일을 했고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있는 눈을 가졌어도 관념에 치우쳐 있었다. 관념이란 논리적이기는 하지만 현실과 항상 부딪치게 마련이다. 불혹의 나이는 자신 안에 응축되어 있던 것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여기에 그동안 지켜 오던 관념의 와해로 관계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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