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황 창규 사장의 ‘반도체 외교’ 기사를 읽고

두 아들 아빠 2005. 7. 23. 23:42
 

중앙과 삼성의 관계를 새삼 거론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업이 추구하는 바는 같을 거라는 생각에 황사장의 글을 중앙일보를 통해 낸 글을 읽고 느낌과 우려를 몇 자 적어본다.


우선 황사장님의 글을 분석하자면,

반도체 시장의 현황에 31% 자신의 PR 44% 반도체 기업의 정체성에 대하여 25%를 각각 할애 하였다.

반도체 기업으로 세계 제 2위이며 미래에 1위를 하겠다는 각오가 있듯이 자신감과 더불어 글 전체에 면면히 자만심도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신문의 짧은 시평에 반도체시장의 자세한 현황과 문제점 그에 관한 대책을 모두 다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수상(受賞)이야기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반가량의 글의 할애 한 것을 보고 과연 이공계 출신은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여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먼저 “경쟁”이라는 구도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이다.

“세계굴지의 글러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호시탐탐 우리를 정조준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사들 말이다.”라고 하며 반도체 시장이“치열한 전쟁터”라고 말 하고 있다.


이 세상이 경쟁구조이며 양육강식의 논리에 근거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부존자원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태고(太古) 이래 유목으로 양을 치다가 경쟁에서 이긴 국가인가?

개인이나 국가는 각자가 지니고 있는 특별하고도 차별적인 능력이 있다.

굳이 자본주의에 입각하여 설명한다면 이런 능력을 잘 다듬어서 적절한 시기에 시장에 내놓아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양육강식은 인간사회가 아닌 ‘동물의 세계’에서나 찾아보아야 한다.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의 집단적이고 광적인 인간 억압이 있기는 했지만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글의 마무리에서 “과학은 국경이 없으나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말과

“‘줏대 있는 기업”이라 하며 모든 반도체 종사자들의 노력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뛰는 외교이며 생성된 부가가치를 국내에 남기는 것이 또 다른 형태의 “외교적 승리”라고 하는 논리 앞에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글의 전체적인 느낌은 국내의 최고 대학과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 활동까지 한(그러기에 너무나도 현재의 미국적인 사고와 흡사하다는 느낌) 최대기업의 최고의 경영인의 글이라고 하기에는 찜찜하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도 삼성도 모두 세계화를 부르짖는 언론과 기업이다.

따라서 세계 굴지의 기업의 사장 컬럼은 오늘 자 신문에 실리면 거의 동시에 세계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

이런 실정에, 정말 생각이 있는 사람의 글인지 반문 하지 않을 수 없다.

글러벌 시대에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기업이 과연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황사장님이 진정한 국수주의자라면 이런 글을 쓰지 말아야 한다. 공연한 말로 쓸 때 없이 적을 만드는 짓이니까 그저 마음속으로만 담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오히려 ‘삼성’의 미래는 한국의 기업에서 탈피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여 모든 인류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하는 편이 현재 삼성의 위상에 걸 맞는 기업 이념이다.

이런 이념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한 사고구조는 기업의 성장과정과 부의 세습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얼마 전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래적으로 한 국가에 소속된 기업의 신용도를 국가보다 더 높이 평가하였다. 그 기업이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이다.

예전과 다르게 ‘무디스’의 예리한 분석력이 떨어졌다는 말이 무관하지 않은 평가이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망해도 ‘삼성’은 조금 더 살아남는다는 논리이다.


요즈음 일본 내 굴지의 기업이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짭짤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기업은 보험사를 거느리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삼성도 머지않아서 이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국가권력의 비호 아래 엄청난 부를 축척하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삼성’이 쌓아둔 돈을 시장에 풀지 않고 있다.

비겁하게도 전경련이라는 대기업의 창구를 통하여 주장하기를 현재의 정권이 경제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투자 여건을 마련 해주지 않고 있다고 그 이유를 대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몇 개월씩 직무정지를 당하고도 잘 돌아가는 국가에서 민족의 비극인 6.25전쟁 중에도 돈을 벌어들인 자들이 과연 할 말인가에 관하여는 그들 스스로가 답을 해야 한다.


‘헝그리 정신’이 없어져서 그랬다는 대하여는 동의 하지만, 이는 이전에 자신들이 돈을 끌어 모았던 방식을 현 정권이 재시하지 않고 있고, 자신들은 이미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기득권 세력의 맡 형을 자처하고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삼성에 대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니까 딴에는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선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부 행위로 모 대학에 몇 백억의 돈을 기부한다고 했다가 그들 말에 의하면 ‘못되고 버르장머리 없는 소수의 학생’들 때문에 연설도 못하고 봉변을 당 할 뻔 했던 일을 치욕스럽게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티 삼성’을 그저 없는 자들의 시기나 화풀이로 치부하면 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진다.


삼성은 현재 엄청나게 쌓아둔 재화가 자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화는 엄청난 것이라서 그것을 잘못 운용하면 오히려 그 재화로 인하여 어려움에 봉착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여야 한다.

현명한 판단과 실행으로 재화(才華)과 재화(災禍)가 되지 않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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