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스크랩] 12학년 졸업발표회...

두 아들 아빠 2005. 7. 27. 09:28

 

  퍼온글

 

 

어제는 보쿰이라는 도시,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발도르프학교

 (이 학교는 우리나라의 EBS방송국에서도 소개되었던

아주 크고 역사가 깊은 발도르프학교 랍니다)의

12학년 졸업작품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한 학년에 3개의 학급으로 이루어 졌는데,

그러니까 A, B, C 반이라고 불리지요.
그중 C반은 학습장애나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일종의 특수학급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발도르프학교에서의 12학년 졸업발표라는 것은 

11학년 부터 1년간,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갖고

일종의 논문을 쓰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작품을 만들어 보기도 하구,

또 실연을 해 보이기도  한답니다.

아주 다양한 주제들로 인하여 학생들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기도 하지요.

어떤 경우는 자동차를 설계부터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구,

또 피아노를 만들어 소개한 친구도 있답니다.
암튼, 그 중 특수학급의 한 학생이 탁자를 만들었는데,

얼마나 탐이 나던지...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떨리는 손으로

글자 하나하나를 최선을 다해서 적어낸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의 자랑스러운 얼굴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근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라,

큰 학교에 3개의 학급이 있다보니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어느 반의 발표수가 적거나 많은 것이 눈에 띄게
들어오는 겁니다.

그중 B학급은 담임선생님이 아마도 학교에서

주도적인 입장이었던지, 그리고 그 선생님 나름대로

욕심이 있었던지 아이들이 많은 순서에서 발표를 하였답니다.

그러나 A 반과 상대적으로 능력의 한계를 보이는
C반의 경우는 그리 순서가 많지 않았지요.

두가지의 관점에서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학생들은 그러한 문제에 대하여 그리리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또한 경쟁적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그저 각자, 또 각 학급 나름대로 준비된 것을 보여주는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저는 경쟁과 공동분배에 익숙해 있던

제 자신의 가치관을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교사생활 할때, 그러한 미묘한 문제로

교사회의 시간에 교사들 간에 얼굴을 붉혔던 기억도

새삼 떠올랐습니다.

교육이라는 큰 틀 속에서 아이들의 요구나 능력을 살피기보다는

내 자신의 이익과 입장이 우선시 되었던 그런 부끄러운 모습말입니다.


경쟁만이 서로를 발전시키는 것일까?

우리는 경쟁이라는 구조를 심지어는 '선의의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미화시켰으며 경쟁사회, 경쟁교육, 모든 것은 경쟁으로 부터

시작되어 경쟁으로 끝납니다.

왜 죽는 것은 경쟁적으로 죽지 않은지....ㅎㅎㅎㅎ


그렇다면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 이유는

경쟁에서 패배할 수 있을 가능성 때문일까?

패배를 두려워 한 나머지 경쟁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일까요?

 

저는 경쟁이라는 것은 같은 능력이라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쟁이 과연 이루어 질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경쟁 논리와 잣대로 인간을 설명한다면 이미 인간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 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각자 타고난 저마다의 것들이 다릅니다.

저마다의 개별적인 개성과 능력과 특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것을 부정하는 순간 아이들은 불행해지고 부모도,

교사도 갈 길을 몰라 헤매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시작해 보니 또 길어 지네요...

암튼, 12학년이 되어도 입시라는 지옥에서 헤매지 않는

발도르프학교 아이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악전분투하고 있는 고3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그의 가족들도....

 

그렇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고 했듯이
승자와 패자의 논리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면
아니, 발도르프교육이 그러한 승자와 패자의 논리를 위해서
매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서 그런지 C학급의 학생들도 당당하게 12학년 졸업발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가져온 곳: [발도르프아줌마]  글쓴이: 차름이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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