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와 복권

두 아들 아빠 2006. 12. 6. 12:55
  

언젠가 주유소에 받은 ‘다 당첨 방식’의 로또복권을 작은 아들이 보고 눈을 크게 뜨며

“아빠 복권 해?”라고 했다. “아니 주유소에서 그냥 준거야 그리고 파는 로또와는 다른 것이야” 했더니 자기반에 부모가 이혼하여 아빠와 사는 친구가 있는데 아빠의 서랍에 로또 복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가장 불쌍해 보일 때’라는 질문에 적지 않은 초등학생들이 복권을 맞추어보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는 통계가 있다. 도박에 열중하는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끼지는 않지만, 복권을 쥐고 있는 아버지는 초라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숫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능동적 복권’인 로또복권은 당첨 확률이 8백10만분의 1이다. 그러함에도 로또의 매력(?)은 숫자의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로또는 “인생역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선택권’과 ‘인생역전’을 내세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다.


복권은 젊은 사람보다도 중년 이후의 남성들이 더 찾는다. 이미 살아온 삶을 비추어 더 이상의 기대를 할 수 없어 허전한 마음을 메우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 허전해 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정신과의사 정혜신박사는 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9년간 병고에 시달리다 돌아 가셨고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정신과 의사가 된 후에 알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길에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지갑 안에는 세 장의 복권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는 자신에게 최초의 환자였다고 했다. 정박사가 중년남자 심리 분석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다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인생역전을 기대하고 매주 로또를 사는 가장들이 있다.

이들의 꿈은 소박하다. 가족의 불편함을 덜고, 어려운 형제자매를 돕겠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오직 돈 뿐이라는 생각은 삶을 한 걸음도 더 진전 시킬 수 없다.

로또 번호에 내공을 쏟을 시간에 자신과 아내와 자녀의 영혼을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