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들의 운동화 그리고 아침식사 준비

두 아들 아빠 2006. 5. 18. 12:13

 

(황토물이 다 가시지 않은 아들의 운동화)

 

 

지난주일 저녁에 블로그 벗의 초대로 김포 들녁을 방문 했다.

즐거운 저녁 시간을 마무리 하고 늦은 밤에 나섰는데

글쎄 아들녀석과 아내가 뭐라고 몇 마디 주고받더니 바로 아들이 모내기를 하려고 물을 대 놓은 논으로 뛰어 들어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었다.

나중에 사연을 들어보니~

 

"엄마 나 저기 뛰어 들을까?"

 

"니가 그렇게 할 수 있어?"

 

"왜 못 해!"

 

"근데 엄마 저기 깊어?"

 

" 야 직접 들어가 봐!"

 

풍덩~

 

그 바람에 차 뒷좌석은 황토 흙으로 범벅이 되고 춥다고 그 집에 사모님이 담요까지 내주셨다.

어제 저녁 베란단 밖에 말리 놓은 아들의 신발을 들여 놓으면서

 "이 신발이 내 발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무좀이 없는 왼발을 신어 보았다.

아뿔싸!  조금 작기는 하지만 내 발이 온전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아들이 내 발 만큼이나 컷 다.

 

요즈음 사춘기인 아들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가 참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뭘 만져도 부서지거나 고장 나고, 하는 짓 마다 눈에 거슬리는 법이다.

어린 동생에게도 무시 당하고, 부모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완전히 끼인 세대이다.

이때 아버지와 이성과 감성이 잘 어우러진 교감이 통하지 않는다면 본인도 더 힘들게 지내고 아버지는 아들과 세대 차의 단절을 가져오게 된다.

 

세월이 흘러서 성인이 된 아들과 아버지가 식사를 하는 동안 단 한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고 밥을 먹어 봐야 그 단절의 외로움을 눈물나게 안다.

 

단절에서 벗어나기~

 

집중력을 키우는데 아침식사를 든든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 두 아들의 조반을 준비했다.

 

 

 

어제 밤에 아내가 내놓은 각종 야채를 깍둑썰기하고

그 야채를 후라이펜에 버터를 두루고 소금과 흰 후추로 간을 하여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그냥 토마토켑찹도 무방)와 물에 갠 인스턴트 야채수프 붓고 푹 끓이면

훌륭한 야채수프가 된다. 

 

베이컨을 잘게 썰어서 후라이펜에 볶아서 기름이 빠진 후에 계란과 우유를 섞어서 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스크렘블을 하면 베이컨 스크렘블 에그가 된다.

옆에 베이컨 몇 조각과 우유와 초코 콘프러스트을 곁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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