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이벤트를 언제까지 해야 하나

두 아들 아빠 2006. 12. 9. 18:39

마초 가장을 둔 가정에서는 대체로 가끔 난리 굿을 치루는데 그 횟수만큼은 이벤트를 한다.

남자들이 더러운 성질머리를 못 참고 질러 대다가 꼬리를 그냥 감추기는 뭐하고 가족과 외식을 한다거나 나들이를 한다. 예전 나도 이런 짓을 했다. 그런 후에 주로 아내와 술잔을 부딪쳐서 풀었다.

아내가 지금은 말술의 애주가가 된 것을 보면 그 짓을 엄청 많이 했나 보다.

 

이걸 보고 백번 잘하다가 한번 잘못해서 전부 도루묵이 되는 일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런류의 이벤트는 아무리 많이 해도 그때뿐이다. 또 난리가 나고 이벤트를 번복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벤트라고 해주면 다행이라는 주부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벤트는 할 짓이 아니다.

댁의 남편이 마초가 아닌 것을 감사해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성질 머리는 세계가 알아준다. 여기에서 이를 다 밝힐 수는 없고, 감정 표현의 미숙함과 지나친 경쟁의식과 자존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사회분위기가 가정에서 더러운 성질 머리를 부추기는 것 같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다툼이 없을 수 없다. 시댁과 갈등, 서로의 집안에 대하여 말하다가 감정싸움, 카드를 넘 많이 써서 다투고, 아이들 교육문제로도 다투기도 한다. 그런데 큰 싸움과 다툼의 원인을 잘 살펴보면 그리 심각한 경우는 거의 없다. 거의가 감정싸움이자, 감정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일이다.

 

남자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아내란 남편의 성질 머리를 돋구는 기발한 기술이 있다.

자신이 몰고, 몰리면 이 기술을 써서 남편을 광분의 상태로 몰아간다. 이는 어린아이가 너무 화가 나면 뒷감당을 생각하지 않고 욕을 해대는 것과 같다. 부모가 극도로 화를 내는 것을 매를 맞으면서도 즐긴다. "나도 화났으니까 너도 화 나 봐라"이다.

 

나도 아내에게  번번이 당하고 결국엔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밥과 술을 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 그 땐 참 바보였다. 이젠 절대 그 짓은 안 한다.

 

(다음은 "차라리 마초가 낫겠다. 답답해서 못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