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가훈, 급훈, 교훈, 사훈과 모든 단체는 정체성을 들어내려고 지었는데, 심지어는 나라의 좌우명인 국훈(國訓)까지 있었다. 총칼로 권력을 탈취한 자들이 가증스럽게 ‘정의 사회 구현’이라는 구호를 내 걸었다.
단순 무식한 조폭 출신이 개과천선을 한다며 자신의 몸에 ‘착하게 살자‘ 라고 문신을 하면 모를까. 인생과 세상살이가 그렇게 단 몇 마디로 줄여서 살아 갈 수 없는 복잡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그렇게 몰고 가는 일은 사람의 사고를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위험과, 음모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머리 속에서 나온, 가장 훌륭한 좌우명은 인간의 노력(勞力)을 다한 후에 하늘의 명(天命)을 기다린다.’는 뜻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인간에게 주는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이를 뛰어 넘는 좌우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도리를 말하고 맨 나중에 가서는 관계성에 맡긴 것이다. 인본주의가 근간인 유교는 아주 합리적인 철학이다. 이 좌우명이 얼핏 보면 기독교 사상과 유사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삼성家의 좌우명
고 이병철 이건희회장 이재용전무
예전에 삼성의 고 이병철회장이 이건희회장에게 경청(敬聽)이라는 휘호를 써주었다고 한다.
남의 말을 잘 들으라는 뜻인데, 자기 아들이 그만큼 남의 말에 귀를 기우리지 않는다는 속내도 담아 있다.
삼성은 이제 삼국지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 했는지, 이번엔 이재용전무에게 그 아버지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경청(敬聽)과 함께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휘호를 주었다고 한다. 이는 아들의 건방짐을 극단적으로 경계한 면도 있다.
황제 같이 커온 그가 과연 삼고초려를 해야 할 인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경청'도 하고 '삼고초려'도 해야하는 부자 삼대의 앞날을 주목한다.
좌우명의 기원은 무식한 왜놈들이 우리나라의 고승이나 학식이 뛰어난 분들을 만나면 좋은 글 하나 써 주십사 하는데서 나왔다. 우리는 이보다 먼저 중국에서 받아 왔다.
그런데 이를 아직도 쓰고 있다. 지난 일년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생각 없는 대학교수 몇 명이 했다가 모든 언론사가 이에 동참하여 날뛰고 있다.
지난해 ‘올해의 사자성어’은 密雲不雨`(밀운불우)하여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써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뜻이다. 잘 쓰지도 않는 어려운 고사 성어를 찾아내서 잘 난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도통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한 나라에서 일년간 일어난 일도 한마디로 요약될 수 없다. 하물며 사람의 전 생애를 단 한마디로 축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안에 걸려있는 가훈이 돈 값어치가 있는 유명한 이의 글이라면 적절한 시기에 알아서 팔고, 아니면 다 내려놓아야 한다. 인간이 그렇게 단순하게 살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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