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전 서대문구 냉천동에 소재한 전통 있는 신학교에 기숙사를 지었다. 강남의 대형교회에서 돈을 대어 지어 준 것인데, 초현대식으로 설계, 시공하여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자금을 댄 교회의 목사가 어려가지 구설수에 오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젊은 신학생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던 차였는데, 기숙사의 이름을 목사의 호를 따서 짓는다고 하니까 많은 학생은 아니었지만 반대 대모가 일어났다.
김승연 납치폭행사건이 나자 성공회대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한화 자금으로 지은 건물이름을 바꾸자는 것이다.
젊은 학생들이 생각이 짧아서 그렇다면 이해를 해도 어른까지 이에 동조하면 안 된다.
정녕 옳은 것을 추구하려면 모든 것을 거부를 해야 한다. 이름만 바꿔서는 안 된다.
돈을 댄 사람이 나뿐 것인지, 아니면 그 돈이 문제인지, 그 돈으로 지은 건물이 나쁜 것인지, 좋지 않은 의도가 있는 것인지를 먼저 잘 구별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이름만 바꿔버리는 것은 실제적 사실을 애써 무시하려는 짓이다.
건물은 사용하면서 이름만 바꾸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뜻인가?
거룩함과 깨끗함을 얻으려면 애초부터 거부했어야 했다. 유익은 다 따먹고 거룩함은 가지려는 태도는 더 나쁘고 가증스러운 일이다.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욕하지 마라’ 그 집단에 소속된 이상은 공로와 질타는 함께 받아야 마땅하다. 그게 책임 있는 사람의 인식이다. 그렇게 하기 싫거든 거길 나오면 된다.
신학을 공부하기 이전에 경우와 염치를 먼저 배워야 하고, 자기 가증을 먼저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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