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아내와 나

두 아들 아빠 2007. 10. 27. 12:33
애교가 없는 아내

주변에 보면 애교가 넘치는 여성들이 있는데 가정이나 사회생활 속에서 큰 활력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런대 불행하게도 내 아내는 애교가 없었다. 이는 나뿐아니라 다른 남편들도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내는 의외로 밖에서는 개구쟁이 일뿐 아니라 애교가 넘친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나와 동감하지 않기를 바란다.


왜 여성들은 자기가 평생토록 사랑하겠다고 맹세한 남편 앞에서는 애교가 얼어붙는 것일까?

삶의 주는 무게와 진지함 때문인가?

아님 그 놈 앞에서는 가증을 떨고 싶지 않아서 인가?


내아내의 경우는 원래부터 애교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애교를 떨어서 결혼을 했다.

내 자존심을 찾아 다시 말하자면 아내는 내 말을 말없이 잘 들어 주었다. 그게 좋았다.


원래부터 애교가 없던 원인을 미련하게도 근자에 와서 찾아냈는데 바로 장인어른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아내가 공산품도 아니니 리콜을 주장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장인을 닮은 나

사실 아내는 자기 아버지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나아보이는 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 조금 나아보이는 것도 내가 아버지 보다는 젊어 서다. 그동안 장인어른을 뵙건 데 나와 아주 흡사한 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딸을 키우는 아버지들은 긴장해야 한다. 결국 당신의 딸들은 아버지와 엇비슷한 남자를 선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선택한다는 사실은 습관적으로 젖어있던 편함이 주는 무의식 속에 선택이다. 내 경우는 나와 흡사한 장인어른과 친해지려고 노력해서 성공했지만 당신들의 사위가 다 그럴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내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가정의 평화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내 자신이 변하지 않는 한 풀리지 않는 그 무엇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아내는 자기 아버지와 엇비슷한 나를 다룰 줄 알았다. 자기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나를 극도로 화나게 하는 방법을 꾀 차고 있었다. 나는 아내의 모든 것을 주장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산 것 이었다.


장인과의 결별

어느 순간부터 아내와 나는 장인어른과 나의 흡사한 잘못들을 함께 비토하기 시작했다. 나의 자아비판이 먼저 이루어졌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내가 바라보는 장인어른과 나는 자연스럽게 격리되었다.


이런 과정을 겪지 못했다면 모양만 부부로 살아가거나 능력 좋은 장인이 아내를 데려갔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무슨 놈의 애교를 바랄 수 있었겠는가!


40이 넘어서 뭔 애교를 말하느냐고 하겠지만 아내는 때론 내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애교를 찾아가고 있다. 여자들의 행복감을 남자들은 오해하는 수가 있는데 현실감각이 있는 여성이라면 남자들의 생각하는 것처럼 호의호식이나 폼 나는 삶을 바라지 않는다. 만일 그랬다면 정녕 당신 같은 사람을 선택 했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