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미국청년 홈스테이 나흘째

두 아들 아빠 2007. 11. 27. 00:37
 

어제 저녁에 합정동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삼겹살 냄새가 옷에 배어 있었다. 어제 밤에 존에게 내일 아침은 '자유 기상'이라고 했다. 일요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밖에서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9시 좀 넘으니 스스로 일어 났다.

배가 땡긴다고 한다. 아제 야구를 하면서 스윙을 많이 해서 그런가 보다.


계란찜과 구운김, 김장김치, 멸치 볶음, 갈치구이로 아침을 먹었다.

왜 매일 상차림을 올리느냐면 주부들이 가장 궁금해서다. 존 때문에 아침을 잘 차려 먹는다.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그러면서 너도 잘 먹어라. 네 식구들만 잘 먹지 말고")

 


아침먹고 그제부터 원했던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콜렉트 콜이 차단된 전화라한다. 발신자 부담 전화를 했다. 자기 아버지는 좋은 친구라 한다. 좋은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10여분 전화비로 2천원을 받았다. 야속하다고?

 

경복궁 관람은 시간을 정해서 해설자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굳이 그 시간에 맞 출 필요가 없다.

천원만 내면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 아래 기계를 대여해 준다.

입구에서 궁궐 경비병의 교대식을 보았다.

 

이방 젊은이의 눈에 비친 조선의 왕궁을 어떠했을까?

 

구중궁궐 속의 정원 아미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굴뚝이다.

절대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같은가 보다. 연신 셔터를 누른다.

 

경복궁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북악산과의 균형감을 잘 조절 해야 한다.

 

 

 

 

최근에 복원된 건원청

 

명성황후는 건원청에서 난도질을 당한 후에 녹산이란 이곳에서 시신이 불태워 졌다.

그 사건의 목격자는 미국 군인이었다.

 

인사동은 외국인에게 권 할 곳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뭐가 한국적인 것이 있는지 나도 구별 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인사동 거리는 찍지도 않았다.

추운 날에는 그저 동동주에 녹두 빈대떡이 최고다. 매운 육개장을 거뜬히 비웠다.

 

존이 점심값을 자기가 내겠다고 한다. '제발'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이 대목에서는 영어로 말 할 수가 없었다. 회화가 능통한 자매에게 전화를 했다.


"네 마음은 알겠다. 하지만 이틀 날은 내가 모든 것을 지불 했고 다음부터는 더치페이를 하자고 했으니 그렇게 하자! 그게 네 사부의 뜻이기도 하다. 네 사부와 나는 동격의 사람이다."

알아 들었다고 한다.

 

집으로 오는 도중에 있는 독립문역에 내려서 서대문형무소를 구경했다.

입장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표를 구입하지 않고 그냥 들어 갔다.

사형장 앞에 있는 통곡의 미류나무에서

 

태극기 앞에서

 

 

 

 

돌아오는 길에 존이 내일 이발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지금 하자고 하니 6시가 넘었는데 문을 열었냐고 묻는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전투적으로 사는지 아직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아들들은 6천원에 깎아서 그렇게 말했는데 어른이라서 8천원 이라고 한다.

존에게는 팁이라고 하면서 2천원을 주인에게 먼저 주고 존은 6천원만 내라고 했다.

                                                                   

                                                                   컷트에 머리까지 감아 주니 엄청 행복한 표정이다.

 

 

단지 입구의 마트에서 붉은포도주 한 병을 샀다.

 

집에 들어 오니 작은 아들이 엄마를 도와 죽순을 가르고 있었다.

 

저녁은 불고기와 생굴을 먹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남에게 밥을 사주고, 차려주는 만큼 더 크게 잘해 줄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