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공한 CEO는 만능인가!

두 아들 아빠 2007. 12. 18. 09:01
대선에 나온 CEO 그들은 누구인가!


이번 대선에 CEO (Chief Executive Officer) 출신이 두 명이나 나왔는데 후보자 빅 5 중에 모두 들어 있다. 이명박은 정통수구보수당의 경선을 치루고 나왔으며, 문국현은 기존의 정치판에 환멸감을 이용하여 신선함을 내세워 혜성과 같이 나타났다.


예전에도 기업인 출신이 나온 적이 있지만 창업주와 그의 아들이어서 CEO라고 할 수는 없다. 과거 우리 사회가 법이 원칙과 상식으로 통하는 시대였다면 성공한 CEO는 나름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윤을 위해서는 불법까지 저지르고 정권과 야합도 서슴지 않았던 시절에 성공한 CEO를 어디까지 존중해야 할까는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란, 실무 담당자는 극히 정상적인 사고와 이에 준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올라갈수록 편법과 탈법을 기술적으로 저질러야 했다. 임원급에게 방을 따로 내주는 이유는 평소에는 정상적인 직원과 격리시키고, 먹기 좋게는 만들었으나 부패하지 않는 통조림마냥 꺼내 쓰기 위해서다.


왜 성공한 CEO에게 열광하는가!


성공한 CEO에게 비정상적일 만큼 존경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개인적 성공이 우리 모두에게 나누어져 어떤 방식이든 유익이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 때문인데 이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망상인지 살펴보자!


월급쟁이들에게 임원은 꽃이고 CEO 꿈이다. 군대의 꽃이라고 하는 사단장은 병력을 직접 통솔할 수 있는 직급 중 최 고위직이다. 그들에게는 군 지휘부가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게 하는 방편으로 상아 손잡이로 된 자결용 권총이 선배로부터 하사되었다.


회사의 임원들은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충성하기를 강요받는다. 이도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CEO가 되려면 전과의 화려한 별을 많이 달아야 한다. 그래서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이유 중에 불법에 대한 죄의 대가를 대신 치르게 하는 바지 사장도 종종 있었다.


성공하지 못한 보통사람은 성공한 사람에게 무한한 신뢰와 존경심을 보내기 마련이다. 일단 뭐가 달라도 다르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성공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은 우리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영웅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었는지를 대변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성공한 CEO라 할지라도 성공의 시기는 한정되어 있다. 당시의 성공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환상은 본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버려야 마땅하다. 오히려 자신의 성공 경험을 과신하여 국내외 경제 흐름을 무시하고 자신의 성공경험을 그대로 대입하려는 우를 범할 수가 있다. 이들은 자기 뜻에 반하는 사람에게 한 쪽 눈을 감다 시피하며 비아냥거림으로 “그래서 네가 나보다 잘났어!”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논리적인 설득을 듣지 않는다.


문국현이 이명박보다 깨끗하다고?


자기 성공을 위해서 남을 누르고 올라오기는 李나, 文이나 마찬가지며 개인적인 성공에 대한 자기상은 과분하게 다 받은 사람들이다. 이에 대하여 보통사람이 열광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공적인 성공과 사적인 성공의 가치는 분명히 다르다.


건설회사와 휴지 파는 회사는 어느 쪽이 더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느냐는 주어진 여건부터 다르다. 사회, 경제적인 영향력으로 보아서 휴지회사 보다는 건설이 더 크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유한양행의 창업주와 현대 家를 비교 할 수 없다. 창업주가 아니기는 마찬가지인 문국현이 이명박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문국현의 결정적인 한계는 검증보다는 경선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 홀로 나와서 대통령에 덜렁 당선되면 누구를 기용 할 것인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리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현실 정치에 회의감을 갖는 사람들의 표를 모아서 막판에 누구와 단일화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욕심이 많아서 문제다. 바라 건데 이회창에게 붙어먹었으면 한다.


이게 여의치 않으면 민노당처럼 대선 출마를 발판으로 정치 자영업에 나서겠다는 사전 포석이다. 하지만 자신을 얼치기 사회주의나, 극좌파로 변신과 사기를 치는 탁월함이 없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CEO! 그들의 학습적 한계


어지간한 규모의 회사에서 임원급을 달아도 정신이 좀 나가게 되어있다. 더구나 대기업의 CEO는 탐욕스러운 창업주에게는 끊임없이 희망의 거품을 안겨주고, 아래 사람에게는 추상같은 카리스마를 늘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창업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창업주뿐 아니라 가신(家臣) 모두를 아우르려면 고도의 처세술이 몸에 배어야 가능하다. 문국현은 기업인으로 살아오면서 자기감정 표현이 억제되어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정치는 처세술과는 달라야 한다. 같은 처세술이라도 가치구현 목적이 다른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기업인이 합법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치고, 인격이 낮고 비열한 직업군도 없다고 개탄할 정도다.


시장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달했다는 미국에서 조차, 생산 효율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기적인 기업 경영진의 부정 축재를 완전 봉쇄하는 제도는 아직 고안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CEO가 도덕적 한계로 인하여 대선에 나서는 일이 드물고, 당선도 되지도 않는다.


성공한 CEO는 엄청난 연봉을 차지하는 대신에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다. 이들의 정리해고에 앞장섰고 비정규직을 양산한 장본인이다. 이런 사실을 회사에서 과장 직급만 일한 사람은 다 아는데 자영업만 하는 사람은 모르거나 애써 실체를 파악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그런 성공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투사(透寫)적 한풀이도 있다.


CEO출신이 당선되면 어떻게 될까?


경제정의가 바로 서지 못한 상황에서 CEO출신이 당선 되면 과거 자신의 성공경험을 국정에 그대로 반영 할 것이다. 시장 시절에 서울시 공무원 중에 청계천 사업을 그 누구도 반대 한 적이 없듯이, 더구나 대통령이 되어서는 반대 할 더 잘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공의 날개와 칼까지 쥐고 있는 사람이 “그래서 네가 나보다 잘났어!”라고 하면 그 누구도 찍소리하지 못한다.


반면에 민주노동당은 쾌재를 부를 일이다. 정권이 적당히 썩어야 자신들의 선명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역린을 건드리는 수위를 조절하며 야합을 하면 된다. 그런데 참여정부에서는 생기는 것 하나 없어서 죽을 맛이었다. 부패정권보다도 더 밉기에 모든 말의 서두부터 실패한 정권이라 낙인을 찍는다.


이명박 - 검찰 - 언론 - 선관위 - 수구세력이 총 집결한 상황에서 이명박이 당선되면 쪽팔리지만 늙은 나이에 민주화 운동권이 되면 된다. 그런 각오가 없기에 기호 1번 정동영을 찍겠다.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는 위선적 순결주의는 내 아내와 두 아들들도 믿어주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