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딸과 아버지

두 아들 아빠 2008. 1. 4. 15:45

'아들과 아버지'(클릭)  작년 2월 말에 내가 올린 글이다. 댓글이 75개와 스크렙이 300건이 넘었는데 이글을 읽고 자신의 문제를 아주 인상 깊게 쓴 야후에 블러거가 있었다. 이분의 글을 읽고 '딸과 아버지'라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나버렸다. 모든 딸과 아버지에게 해당되는 글은 쓸 수 없다. 미래에 큰 문제가 예상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를 골라 보았다. 

 

 

딸과 아버지


대한민국에서 페미니스트 1세대는 자기 마누라는 뭐 취급하면서 딸만큼은 끔찍이 여기는 아버지들이다. 딸을 얼마나 애지중지 키우나하면 손끝에 물 한 방물 묻히지 않게 한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눈치도 빠르고 영리한 딸은 그야 말로 날개 달은 공주다. 이런 구조의 가정에서 어머니는 남편에게 마음 한 구석에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딸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면서 그럭저럭 살아간다.


반면에 딸은 그저 살림밑천으로 아는 전통적 사고의 아버지들도 있었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는 도통 여자로서 자존감이란 찾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우선 아버지를 피한다는 것이 평생을 반려할 배우자를 잘 살피지도 않고 허둥지둥 골라서 인생 내내 골머리가 아프고 냉가슴을 끓으며 살아간다.


어느 정신과의사는 저서에서 선자의 경우를 ‘막내딸 형’이라 하고 후자를 ‘의붓딸 형’이라 했다. 지나친 위함도, 그렇다고 무지렁이 취급도 받지 않은 ‘중간형 딸’은 ‘의붓딸 형’을 가끔 위안 삼고, 늘 ‘막내딸 형’을 동경하며 살아가기도 하는데, 정작 이 시대에 가장 균형 잡힌 환경에서 자란 여성이다. 보통과 평범함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우리 시대의 큰 착각애서 불러온 것이다.


여성들은 스카프 하나를 골라도 분위기와 자신이 아끼는 옷과의 조화, 남들의 시선, 가격 등등 복합적으로 고려하기에 몇 번이고 집었다 내려놓았다 하기를 거듭하여 급기야 남편의 인내심을 넘어 남편이 소리라도 버럭 지르면 후다닥 하던 동작을 멈추고 다음에 산다고 돌아 선다.

이는 전형적인 ‘의붓딸 형’의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스카프를 고르듯이배우자 선택을 그렇게 했다면 크게 후회 할일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소리를 질러서 얼떨결에 택한 경우도 있다.


‘막내딸 형’은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 사고 싶은 것을 미리 봐두었다가 남편의 눈치를 엿보고 기회를 만들어서 같이 쇼핑을 하다가 적절한 시간 안에 사면서 남편에게 호들갑을 떨면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기회와 선택이 주어진 여성은 학습과 훈련으로 몸에 배여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많은 기회가 주어졌던 ‘막내딸 형’은 선택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원하면 또 살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가뭄에 콩 나듯이 주어졌다면 선택의 고민은 시간가는 줄 모른다. 딸에게 이성에 대한 관념은 아버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일방적인 것만은 아니다. 딸의 선천적 성향이 서로 상응한 반응을 하여 자신의 인격과 이성에 대한 이상형을 형성하게 한다.


‘막내딸 형’이라고 인생이 그리 만만히 펼쳐지지는 않는다. 자기 아버지 같은 변질된 페미니스트는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자기 아버지에게 하던 대로 요구 했다가는 믿었던 남편에게 언젠가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공주 아내를 둔 남편은 공주 같은 아내가 좋았기에 결혼을 한 것이다. 대게 인격적 존중감을 받아 보지 못한 남성들이 공주과 여성에 몰입한다. 사실 나르시즘에 가까운 공주과 여성은 일종에 정신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주병이라고 한다. 그런 여성을 좋아하게 된 남성은 아내의 공주 기질을 잘 알기에 자신은 그 위에 있어야 한다는 무의식적 강박 관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남자들은 욕심을 부리다 살림을 거덜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 후에는 이 모든 것을 마누라 때문이라고 하며 폭군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그 이후 공주는 지옥에서 살게 되는 일이다.


‘의붓딸 형’이라고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사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환경이 좋지 않았을 뿐이지 자신을 모질게 내몰아서 남으로부터 인정과 세상적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우려 할 경우는 성취욕이 너무 강하거나 자신의 노력이 착착 성공을 거둔 여성 중에 자만과 욕심에 빠진 경우는 자신이 일군 성공이 도리어 화를 불러온다. 자신의 성공가도에 거치적거리는 것은 남편이라도 용납하지 않는다. 자라온 환경 때문에 '무능은 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성공이 무엇 때문에 이루어 한다는 목표와 방향이 없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아버지는 딸에게 있어서 균형자적인 역할이 우선이다. 살림이 좋으면 좋을수록,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딸도 균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또한 남에게 귀여움을 받는다고 인생을 잘 살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다고 잘사는 것도 아니라 독립적 인격을 길러주어야 한다. 다 큰 처자가 어리광이나 부리는 것을 잘 키웠다고 자부하면 늙어서 처참하게 될 수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힘이 아니라 ‘염치’와 ‘경우’다. 하기야 남성 중에도 ‘몰염치’하고 ‘무 경우’한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이런 사람을 구별할 능력을 기르려면 딸도 ‘염치’와 ‘경우’를 겸비시켜야 한다. 이를 몸소 보이고 가르칠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버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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