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기 다행이다.
우리사회가 세대 간의 의식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일상적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부지불식간에 인식하고 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을 세 가지만 꼽으라면, 산업구조의 변환으로 인한 1.'의식주의 혁명적 발전', 2.'고등교육의 보편화', 이에 따른 3.'정치 발전'을 들 수 있다. 이중 산업구조의 변화는 빠르게 계속 진행 중이다.
우리의 옛 어른들은 험난한 시절을 보내왔다. 남의 나라에 주권을 빼앗겨 물질적 수탈은 물론 굴욕의 삶을 요구 받았으며, 연이어 동족끼리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전쟁 전후 친일매국 세력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대학살도 서슴지 않았다. 또 의학의 해택이 주어지지 않아, 지금이면 아무 것도 아닌 병으로 부모와 자식이 눈앞에서 속절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그런 험난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눈이 하나 상해도 한 쪽 눈이 살아남음에 ‘그만하기 다행이다.’ 라고 했다. 인간의 존엄한 생명이 파리 목숨처럼 스러져 가는 상황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는 낙관적 운명론을 담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명의 연장만으로도 가치를 부여했어야 하는 절박한 시절이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자포자기는 하지 않았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서 자식들을 교육시켰다. 이젠 그런 시대를 살아간 어른들이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물러가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전통적 기득권인 친일매판세력은 해방으로 인한 대중적 의식의 자유를 말살하기 위해서 일제의 폭압적 정치를 그대로 이어 나갔다. 이를 1985년 직전까지 이어져 왔는데 해방 후 40년이 지나도록 대중의 의식을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하게 한 것이다.
경제적 발전이 상처를 치유 한 것이 아니라 상처로 인한 고통을 진통시키고 있을 뿐이다. 근원적인 치유가 아니기에 경제발전이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이다. 먹고살기는 나아졌지만 개인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퇴보된 측면도 있다. 모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악다구니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만하기 다행이다.’ 는 낙관적 운명론은 어른들과 함께 사라져 가고 있다.
'사회, 지방, 농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치와 이익은 함께 한다. (0) | 2008.02.27 |
---|---|
방화범 정신분석의 허접과 노대통령과 상관관계 (0) | 2008.02.16 |
호화판 성직자? (0) | 2008.01.29 |
우리 시대에 진정한 어른을 만났다. (0) | 2008.01.26 |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어떤 존재이며 무슨 의미가 있는가? (0) | 2008.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