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삼성의 운명 어찌될 것인가?

두 아들 아빠 2008. 4. 28. 00:11

우리나라 속담에 ‘부자 3대 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조부의 재산이 장자로 이어져 손자까지 3대가 부자 노릇을 할 수 없다는 말인데, 건국 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3대를 이어온 부자들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삼성은 대한민국의 대표 부자 기업가로서 이병철을 거쳐서 이건희 이후 3대 째인 이재용까지 이어질지 사뭇 궁금하다.

 

삼성의 이건희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했다. 모두들 형식적이리하고 하는데, 구조본이 해체되면서 한동안은 그룹의 총괄 지휘가 아닌 개별사별로 운영되리라 생각한다. 깡패처럼 구조본이 계열사에서 돈을 각출하여 벌이는 그룹이벤트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계속 해왔던 관성에 의하여 몇몇이 나서서 이 짓을 또 할지 모르지만 과거와는 아주 약한 양태를 띌 것이다.

 

먼저 광고비에서 그 씀씀이가 확 달라질 것이다. 철저한 분석에 의한 광고 지출을 한다면 광고 시장에 지각변동일 올 것이다. 혹시나 자기들에도 삼성이 광고를 내줄까 하고 입 다물던 언론들은 비오는 장날의 엿장수 같이 날뛸 수도 있다. 메이저급 언론들은 예전 같으면 구조본에서 광고를 배당받는 식이었는데 이제 계열사 별로 광고로비를 해야 하는 수고로운 사태를 맞이했다.

 

이런 수고는 앞으로 삼성이 닥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김용철과 천주교정의사회구현단이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금식기도로 전열을 다지고 MBC 100분 토론에 김용철이 등장한 것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 든 것이다. 이재용을 해외로 보낸 것이 대단한 조치라고 하는데 실은 가신을 갈아 치우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건희는 이 기회에 그동안 더러운 일을 함께 했던 가신들을 내보내고 이재용이 만만할 진용으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그들을 그냥 두면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지칭하는 이재용은 여우같은 이들에게 잡혀 먹히기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과 부를 누려 왔던 가신들이 그리 순순히 물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원하는 위로금을 듬뿍 안겨 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를 예측했다면 미리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판이 깨진 마당에 그럴 여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로가 줄을 이를 수도 있다. 자신들이 직접 하기보다는 김용철이나 사제단에 정보를 주는 것이다. 특검이 증거 없음으로 몰아간 것이 나타나면 이건희가 생각하는 꼼수는 완전 실패하는 것이다.

 

언론과 미디어의 힘은 여론과 소통의 일선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 힘을 빌리는 게 광고인데 반대로 기업이 광고비를 흔들어 미디어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있는 게 언론의 현 상황이다. 광고의 효과 보다는 언론을 통제할 목적으로 엄청난 돈을 주관적인 선택으로 쏟아 부었기에 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자신들의 불의를 감추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한 것인데 이젠 대충 까발려진 상황과, 개열사별로 운영이 넘겨진 마당에서 굳이 이런 짓을 다시 할 이유가 없다.

 

필자는 예전에 “삼성은 지금 심각한 중병에 빠졌다.”는 3편의 글에서 삼성이 참여정부에서 모든 죄과를 털고 가길 진심으로 바랬다. 그렇지 않고 계속 버티다 이명박 정부에서 털었기에 더 험한 꼴을 보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불의함을 전가할 곳을 찾다가 삼성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아닌 척하지만 뭇매를 가한 것으로 때리는 시어머니 옆의 말리는 시누이다. 참여정부라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자신들이 돈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했다고 생각할 것이나 결과적으로는 이용만 당한 것이다. 열 번의 도박에서 돈을 따다가 열한 번째에 다 털리면 그만인 것이다.

 

검찰도 더 이상 삼성과 뒹굴다가는 ‘떡검’이라는 떡 방앗간 아들로 찍힐 수 있기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둘 것이다. 삼성에 줄을 설 검사들이 없어지면 삼성은 불법을 저지르기 어렵고 불법을 하지 않으면 쓸데없는데 돈을 내보낼 리도 없는 것이다. 문제는 더러운 돈으로 살아 왔던 자들의 금단현상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 것인 가인데, 부동산 광고가 줄고, 삼성의 광고비마저 줄어든다면 언론사는 기자들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거짓말을 일삼아 온 대가를 톡톡히 치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