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맞벌이 부부의 허와 실

두 아들 아빠 2008. 10. 26. 22:10

맞벌이 부부에 대한 우리 실정과 크게 다르지 않는 미국에서 나온 통계가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 파산 확률 2" 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맞벌이를 하게 되면 씀씀이도 커지지만 그보다 삶의 목표치가 높아져 위험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아내들은 자신의 노고로 인한 수입을 주거환경과 자녀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집의 외 벌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함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이 실직이나 실패를 하면 그 동안 벌려 온 것을 수습 못하고 바로 파산으로 올 수 있다는 뜻이고, 실제 미국가정에서 맞벌이 부부 가정이 외 벌이 가정보다 2배 가량 파산이 많다는 통계입니다.

 

여성이 양육에 대한 선천적 만족감을 포기하고 돈 벌이에 나서면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삶의 실체적 질 향상에 눈을 돌립니다. 삶의 기대치가 높아짐은 바로 지출의 증가로 연결 되고 맞벌이 부부가 수입을 따로 운영하면 자신들의 소득을 넘는 소비구조로 가기가 쉽습니다. 수입의 지속을 믿고 주택구입 시 은행에서 무리하게 융자도 받습니다그러다 어느 한쪽이 문제가 생기면 파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계산적이지만 맞벌이의 효과를 보려면 둘 중 어느 한 쪽의 벌이는 전액 저축을 해야 합니다.

 

 돈은 벌어오는 사람이 지출의 주도권을 가지고 쓰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집에 가면 돈 쓰는 귀신(?)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남편이 혼자 버는 외 벌이 가정일 경우 아내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돈을 버는 사람은 자기가 돈을 벌면서 힘들었던 과정의 억울함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깔려있어, 필요 이상으로 지출을 하는 예가 자주 생깁니다. 하지만 벌지는 않지만 지출권을 가진 아내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생각에 꼭 필요한 때에만 지출을 하여 불필요한 지출은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또 꼭 써야 할 때는 우물주물 하지 않고 제때 써서 지출의 시기를 놓치는 법도 없어 돈을 보다 효과적으로 씁니다.

 

우리나라에서 맞벌이를 하는 아내들이 밖에서 돈을 벌어오니 가정 내에서 입지와 발언권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착각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남편들이 "슈퍼엄마" 콤플렉스에 걸려 있어 집안 일을 모두 아내에게 떠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이혼율이 높아진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남편은 뭘 하기에 아녀자가 밖으로 돌며 돈을 버냐는 투의 눈총은 우리나라에서 직장에 다니는 기혼여성이라면 한번쯤은 겪는 일입니다.

 

오늘날 맞벌이 부부는 앞선 세대의 건전한 모델도 없이 힘겹게 살아가는 단연 선구자적인 삶입니다. 맞벌이 여성은 자녀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지니게 되는데, 아이들은 대략 10살 이전까지는 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야 합니다. 그래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유치원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아이를 단 하루만 관찰하면 아이의 엄마가 사회생활을 하는지, 안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주눅들어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에 엄마가 있는 아이들은 발표도 잘하고, 말썽도 부리는 정말 아이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좋지 않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제 자매가 적은 오늘날의 핵 가정에서 일찍부터 또래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사회 생활을 먼저 익힌다는 유익한 면도 있습니다. 오히려 집안에서 아이와 하루 종일 있는 엄마가 스트레스로 아이에게 절제되지 못한 감정을 쏟아 부어서 아이도 힘들고 엄마도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유난히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일 때 이런 면을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맞벌이 엄마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질적으로 깊은 정서의 교류가 될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이미 성인이 되었고 돼가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마땅히 받아야 할 보살핌의 결핍은 어떤 방식이던 표출될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에 관한 연구가 학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사회활동을, 여자는 살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남편은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하는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힘이 더 샌 남자가 살림을 더 많이 해야 합당합니다. 따라서 남학생들도 여학생과 함께 배우는 ‘가술, 가정’ 과목에 충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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