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강한 아들을 원합니까!

두 아들 아빠 2008. 10. 28. 12:17

 많은 부모들은 자기 아들이 마초적인 강함이 아니라 할지라도 남에게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을 만큼의 용기와 시련을 견뎌내는 힘을 갖기를 원합니다. 그러면서 부모 앞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순종하는 태도를 요구하는데 온전한 성인이 된 인격체이면 모르나 부모 밑에서 자라는 어린 자녀로서는 그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공부라도 잘해서 이른바 ‘士’ 그룹에 들어 갈만한 실력이라도 있었으면 좋은데 그러하지도 못해서 갑갑할 뿐입니다.

 

남자라 할지라도 여성성에 좀 더 가까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성성이 아주 강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근본이 다르기에 모든 남자를 다 강하도록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마초사회에서 연약한 남자들은 인격자로 자신을 포장합니다. 마초사회도 이들을 인격자로 대우하면 모를까 매사에 억지로 양보하기에 그 안에 억울함이 가득할 수 있습니다. 그 억울함이 삭혀지는 것이 아니라 쌓여 있다가 가정에서 폭발하기도 하는데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자들의 전형입니다.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는 어떤 여성이 있었는데 큰 아들이 남편을 꼭 닮아 지적이며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잠시 해어져 살고 있었는데 그런 성품의 아들이 강하지 못하다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자기 남편이 왜 폭력적으로 변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의 경우 사회에서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은 법보다 주먹이 가깝기 때문에 그 주먹이 무서워서 유약한 남자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애초에 분쟁에서 빠지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남성성이 강한 남자들이 가정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을 완전히 제압한 권력자는 쉽게 폭력을 쓰지 않을 뿐입니다. 그런 가장들은 사회에서 자기 지위와 권위가 유지되면 승자의 자비로움이 남아 있지만 그것들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부터는 무자비한 폭력자로 변하기도 합니다.

자기 아들이 되 바라지지 못하여 남 앞에 나서지 못할 뿐 아니라 자기 몫도 찾아 먹지 못할 것 같아서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모든 아들들이 되 바라지면 이 세상은 분쟁으로 시작하여 분쟁으로 망할 것이다. 그렇다고 내 아들이 늘 양보하고 손해 보는 찌질 이가 된 다는데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녀의 성향은 부모 중 한 사람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자기와 비슷한 성향의 아들이 자기처럼 늘 손해 보며 살을 것이라며 딴에는 아들의 성격을 바꿔보려고 윽박지르거나 조소를 하듯이 아들의 유약함을 질타 합니다. 유약한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는 것입니다.

 

연약한 성품의 아들을 둔 부모들은 아들을 걱정하지 말고 그런 성품의 자신을 먼저 돌아 봐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 안에서 이로 인한 억울함이 있는지 살피고 그 억울함이 가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지는 스스로 알아내야 합니다. 혹여 자기는 독립적인 어른으로서 자기와 비슷한 어린 아들의 성격을 고치겠다며 억압적으로 대하는 것은 안인지 말입니다.

 

필자가 험난한 건설현장을 떠돌며 이른바 스트롱맨을 자처하는 사람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강한 남자는 별로 만난 적이 없습니다. 진정으로 강한 남자는 외적인 압력에 즉각적으로 대항하거나 인내심이 강해서 견디는 힘이 강한 사람보다는 내적으로 지정의(知情意)를 균형감있게 고루 겸비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 본성을 넘어 불의에 대항하는 힘이 길러지며 자기 앞에 닥친 어려움을 슬기롭게 견뎌냅니다.

요동치는 감성을 누르지 못하거나, 자기 이성에 함몰되어서 주변을 살피고 돌보는 감성이 마비된 사람이나, 의로움이 뭔지 도무지 모르는 사람은 다 강한 남자가 될 수 없습니다. 강한 남자는 무작정 노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배움으로 깨우침을 얻어 슬기로움이 넘쳐야 합니다. 자기 꾀나, 지위나, 근육의 힘을 믿는 남자들이 아닙니다.

 

이제 세상은 남자의 마초적인 힘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사를 할 때도 돈만 내면 다 알아서 척척 해주고 아파트 주거문화는 남자들의 손길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현대의 남성상은 여성을 잘 이해하는 양성을 고르게 갖춘 남자를 선호합니다. 곱게 늙은 사람들은 남녀 공히, 자신의 성의 특성을 잘 다스린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강한 남자! 잘못되면 폭력 가장을 만들기 쉽상입니다.

'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둥이  (0) 2008.10.29
15세의 의미  (0) 2008.10.29
맞벌이 부부의 허와 실  (0) 2008.10.26
비겁한 아버지  (0) 2008.10.25
현대 남성은 ‘길’도 찾지 못하는 멍청한 사냥꾼  (0) 2008.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