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15세의 의미

두 아들 아빠 2008. 10. 29. 10:20

 

사춘기의 절정은 개인차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15세를 전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15세는 중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인데 이 나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길게는 100년에서 짧게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그 나이를 동서양이 공히 어른으로 대우했다는 점입니다. 종교개혁 이후에 태생한 장로교에서는 15세에 성인 세례를 주었고, 교회 문제에 대하여 결정하는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정식회원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공자는 15세의 나이를 지학(志學)이라 하여 학문에 뜻을 두고 세우는 때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는 15세가 되면 낮은 직급의 생원과 초시를 치를 자격이 주어졌을 뿐 아니라 혼인도 할 수 있는 나이었습니다.

 

생물학적 어른이란 수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15세면 남녀가 공히 수태가 가능합니다. 환갑이 되어도 진정한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이 있는데 어른이 되었는데도 어른으로 대접하지 않음은 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는 고등교육이 요구되어 교육을 받아야 할 시간이 많아져 15세 이상도 그저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할 미성년자 일뿐인데, 고등학생에게 총검으로 사람을 죽이는 군사훈련을 스스럼없이 시켰다는 사실은 이들을 심정적으로 어른으로 여겼다는 뜻입니다.

 

신라군이 황산벌에서 계백장군의 군사를 네차례나 공격해도 실패하자 관창의 아버지 좌장군품일은 자기 아들을 제물을 삼았고 관창의 죽음이 신라군의 사기를 올려 계백의 군사를 물리쳤습니다. 그의 나이는 불과 17세 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국제사회에 지탄 받을 우간다나 소말리아의 소년병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만 19세 이전에는 술과 담배도 사지 못하게 합니다. 이 얼마나 발전된 사회입니까! 따라서 이제 더 이상 교과서에서 관창의 용맹을 칭송하는 글은 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청소년문제에 대한 수 많은 연구가 나왔지만 이런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 별로 없음이 안타까운데, 어른을 어른 대우하지 않아서 발생한 본질적 문제를 접어두고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가지고 분석하고 진단함은 허접한 학문적 유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명박 정권이 자사고 100개를 세우고 기숙형 고등학교도 만든다고 합니다. 독립성을 키우기 위한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 부모 밑에서 계속 어린 아이로 남아있기 보다는 부모를 떠나 또래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까지 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양반 집 자식이었겠지만, 조선시대에 동네 서당에서 공부를 마치고 15세 전후로 훌륭한 스승을 찾아 나서거나, 집을 떠나 향교에서 공부 한 것과 유사합니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여드름과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이 매운 것을 즐기는 것은 억압된 성에 의하여 호르몬을 분출하지 못해서 일어난 것일 수도 있는데, 사춘기를 ‘제2의 탄생’이니, ‘질풍노도의 시절’ 이니 하는 말은 본질을 모르고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가지고 머리를 써서 만든 말입니다. ‘사춘기 그 혹독한 시련’에서 더 깊은 논의와 사회와 가정 안에서 대책을 마련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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