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늦둥이

두 아들 아빠 2008. 10. 29. 11:16

 

 늦둥이! 안타까움과 애절함 속에서의 은혜

 

사십이 넘어서 아니면 그 이상 나이에 자녀를 낳은 경우 부모로서 책임감, 또 다른 차원의 생명의 신비로움, 가슴이 저미는 애틋함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기 기 마련입니다. 아이를 돌봐주어야 할 나이와 그 때 자신의 나이를 견줄 때면 답이 나오지 않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그렇다고 걱정만 되지 않는 것은 늦둥이 아이가 뿜어 내는 마력 같은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삶을 감당하지 못하면 아이에게 바로 영향을 끼칩니다. 불안함이 그대로 전달되어 심리적인 위축이 정상적인 발육과 심성을 억제 시킬 수 있습니다. 늦둥이들은 대개 머리가 영리하거나, 남다른 대가 있을 수 있는데, 늙은 부모의 힘없는 정자와 난자가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부모가 삶의 연륜으로 인하여 영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받은 게 결정적인 이유인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늙은 부모는 온전함 이상의 늦둥이를 본 과분한 은혜를 다 받은 것입니다. 이후에 자신들이 아이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주장하려는 마음 자체가 욕심이며 그 욕심이 걱정의 원인되고 노부부의 삶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부모라면 자식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능력이 안 돼서, 재수가 없어서, 불의에 사고로, 끝까지 책임을 지지 못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을 다 무시하고, 자신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자신감입니다. 인간은 부모의 육신에서 태어나 길러지는데 부모가 없다고 생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늦둥이 아이가 뿜어 내는 마력 같은 힘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부모의 자포자기 심정에서 나오는 자기최면이 아닙니다. 그만큼 아이는 부모에게 정신적으로 힘을 주는 존재입니다. 이 사실을 늦둥이 부모들은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여성분 중에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남편을 사별하고 모든 것을 청산해 보니 어린 두 아들과 손안에 단 돈 200만원이 쥐어졌다고 합니다. 험난한 앞길에 맥이 탁 빠졌지만 주변의 도움과 무엇보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서 참여정부에서 꾸준히 실시한 ‘모자 보건법’의 혜택을 받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현재 바른 정치 참여 모임에 가입해서 적극활동 중입니다.

 

사회보장 제도로 약자를 배려해야 하는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이유던지 부모가 소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그 자녀만큼은 우리사회가 돌봐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늦둥이 부모가 자녀를 위한다며 보험을 들고, 집안에 재화를 쌓아 둘 일이 아니라 사회를 온전히 하려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녀가 함께할 올바른 집단에 힘을 실어 주고 자녀와 함께 교제해야 합니다. 이것은 늦둥이 부모가 아니라 모든 부모들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위에 형제, 자매가 있는 늦둥이는 그래도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혼자인 늦둥이 부모는 남다른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온전함 이상으로 주신 은혜 받음을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주력해야 합니다. 그게 자녀를 위하는 길입니다. 늦둥이 부모들은 큰 틀에서 사고하고 넓은 세상을 지향하며 그 안에 자신과 자녀를 함께 담아야 합니다. 금 쪽 같은 자녀지만, 그럴수록 세상으로 일찍 놔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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