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대한민국 맞벌이 잔혹사

두 아들 아빠 2009. 3. 22. 17:33

생활비를 벌려고 아무런 배려 없이 내몰린 주부들

 

자본주의가 발달한 서양에서는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일찍부터 법률화 되었을 뿐 아니라 오랜 세월이 지나 사회와 가정에 문화적으로 정착 되었을 뿐 아니라 맞벌이 여성과 그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사회나 국가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남편이 상당 부분 육아와 살림에 동참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남녀가 평등하여 일을 같이 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일찍부터 일하는 여성에 대해서 양육과 가사노동을 상당부분 해방시켜주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이웃 나라 중국의 경우는 남편이 주말에는 음식을 주도적으로 하고, 자본주의가 일찍 발달한 일본과 홍콩의 경우는 아침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간편하고 저렴한 음식점이 출근길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중심사회인 대한민국에서는 사상도 배려도 없이 여성들이 생활비를 벌려고 맞벌이를 하게 되었는데 일하는 여성에 대해 국가나 사회, 가정에서 배려가 없을 뿐 아니라 양육과 가사, 자녀의 교육까지 모두 여성이 떠안고 있습니다. 앞서간 온전한 모델도 없이 내몰리게 된 맞벌이 여성들은 우리 시대의 선구자적인 삶을 비명을 지르며 살고 있습니다.

 

미국 한 언론의 통계에 의하면 맞벌이 부부는 외벌이 부부가정보다 파산 확률이 두 배나 더 높다고 했습니다. 그 근거로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면 이에 따른 보상적 차원에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일어나, 주거환경이나 자녀 교육, 생활 전반에 걸쳐서 럭셔리함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융자를 받아 큰 주택을 구입하기도 하고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부부 어느 한쪽이 실직이나, 벌이가 끊어지면 바로 파산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 반대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맞벌이의 허망함입니다.

 

60년대 생의 대부분은 남자 혼자 벌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간혹 아내가 전문직이어서 맞벌이를 하면 부러워했습니다. 당시에는 여성들의 일자리가 마땅히 없었기도 했지만, 어지간해서는 아내들이 생활 전선으로 뛰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90년도 말에 닥친 IMF 여파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기 시작해서 2000년도 이후에 결혼한 가정은 맞벌이가 일반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70년대 생들인데 불행한 맞벌이 일 세대를 열었습니다. 그들은 1997년12월3일에 터진 국가부도사태 때 막 사회에 진출하거나, 대학에 입학한 세대입니다. 그들의 아버지 세대는 당시에 50대와 60대로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있을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큰 힘이 돼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70년대 생들이 맞벌이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는데, 앞선 세대가 외식문화, 마이카, 핸드폰, 아파트 등등을 모두 열었는데, 그들은 긴 시간 동안에 걸쳐 쌓아 온 자산으로 이 모든 걸 천천히 이루었지만 70년대 생들은 부모로부터 이 모든 걸 생활의 일부로 누려왔기에 한꺼번에 준비되지 않으면 결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세대의 남, 여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여성이 아이의 낳고 양육하는 것은 선천적인 행위이며 보장 받아야 할 권리입니다. 그런데 맞벌이 여성은 일찍부터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서 몸은 편할지 모르지만 엄마로서 도리를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심리적인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국가, 사회, 문화, 가정에서 배려가 없습니다.

 

요즈음은 덜하지만 예전에는 ‘오죽 남편이 못났으면 아줌마가 돈 벌러 나왔냐’ 라는 눈초리도 보내 맞벌이하는 여성들은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 대한민국에서 부정이 많은 이유가 남자가 혼자 벌어서 그렇다고 어이없는 핑계를 댔습니다. 자기들의 부정을 비굴하게 여성에게 전가함입니다.

 

실용주의 앞세우고 무한 경쟁을 왜치면서 모든 걸 시장 경쟁 논리로 풀어 가면 서민은 죽도록 일만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일을 해도 노후 보장이 없다는 황당합니다. 선진국이란 쌓여진 국부도 척도가 되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살만한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아이를 양육하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는 선진사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남편만 믿을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 실용주의를 앞세워 서민의 피를 빨아 부자를 더 부자를 만드는 정권이 들어서는 안 됩니다.

가정이 사회와 독립되어 있고, 정치와 무관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그 자세한 이유는 다음 ‘가정과 정치’에서 논하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