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인정하지 않은 가정 이야기

남자는 여자를 속이지만 않아도 인생이 꼬이지 않는다.

두 아들 아빠 2009. 3. 30. 22:02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가 한 밤 중에 글쓰기와 떡 썰기를 했다는 이야기는 맹자와 더불어 홀어머니가 자녀를 훌륭하게 키운 대표적인 이야기입니다. 한석봉은 자신이 글공부를 다 했다고 왔지만, 어머니가 보기에 아들의 눈에 총기가 충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불을 끄고 살벌하게 칼로 떡 썰기를 해서 아들이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해서 다시 내 쫓 찼다고 하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석봉 말고도 홀어머니 밑에서 훌륭한 인격체로 자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어머니들도 훌륭했지만 그 아들들이 어머니의 말씀을 잘 따랐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한 사람은 그 덕을 봅니다.

 

남성은 생존의 위협에 직감을 가지고 반응하지만 여성은 거짓과 참을 구별하는 직관이 있습니다. 이렇게 여성은 선험적으로 남자의 거짓말을 알아차리는 특출한 통찰력이 있습니다. 더구나 자기가 기른 자녀는 어떤 표정을 지으면 무엇을 원한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에 표정뿐 아니라 말소리만 들어도 거짓인지 참인지 압니다.

 

남자가 자랄 때는 어머니를 속이지 않고, 혼인을 해서는 아내를 속이지 않는다면 최소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와 아내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인데, 그들의 뜻에 반한 일을 꾸미려면 속일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을 속여서 한 일이 잘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이유는 바로 이런데 있습니다.

 

자녀가 자기 하고 싶고, 편한 데로 살려면 어머니를 속여야 하는데 매번 걸린 거짓을 언젠가는 알리바이를 세워 놓고 어머니가 걸려들기를 기다립니다. 가령 공부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사실과 거짓의 문제를 믿느냐, 믿지 못 하느냐로 몰아갑니다. 그래 놓고는 아들에게 믿음이 없는 어머니로 몰아 붙여서 자신의 불성실과 거짓을 어머니의 인격과 양심의 문제로 돌려 버립니다.

 

그 때부터 어머니는 아들 교육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이정도가 되면 아버지가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아들과 한편이 되어 아내를 고립시키는 남편들이 있습니다. 둘 다 영악한 아들의 꾀에 넘어간 일입니다. 더 심한 경우는 자기 아버지가 어머니를 무너트리는 법을 배워서 그 아들이 그대로 하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약점을 잡고 흔드는 일입니다. 아비 없는 후레자식 보다 못한 경우입니다.

 

남성중심사회가 여성을 억압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남성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성 특유의 직감을 무너트리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와 아내를 힘들게 하면 우선 편할지는 모르지만 결국엔 자신들도 힘들어 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같이 지고 가야 할 짐을 혼자 지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겪입니다.

 

남편이나 아들들이 아내와 어머니에게 인격이 무너질 정도로 광분하여 화를 내는 경우는 자신들의 거짓이나 가증이 여지없이 들통 났기 때문입니다. 오해를 받았다고 자기 아내와 어머니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화나게 하는 것은 속임을 당한 것에 대해 복수의 방식입니다. 이것은 아이들도 부모에게 쓰는 방법입니다. 이는 약자가 강자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사람인데 그 어머니가 유언으로 정직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자신의 책에 썼습니다. 그 사실 여부를 가릴 방법은 없습니다. 그분의 말을 믿는다고 가정해서 말해보면, 유치하게 ‘나는 어머니의 정직하라는 유언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라고 내세우고 싶었겠지만 다른 의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죽을 때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유언은 깊은 통찰과 염려에 의해서 하게 됩니다. 결국 그 아들이 평소에 거짓말을 많이 했기에 그런 유언을 하지 않았나 봅니다. 평소에 거짓말을 하지도 않은 아들에게 그저 ‘내 형과 잘 지내라’ 하면 모를까 그런 말을 하고 갈 어머니는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거짓과 사기가 판치는 이 세상에서 그보다 더 한 거짓말을 해서 보통의 거짓말쟁이의 앞잡이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남들이 속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사람 같이 않게 생각하거나, 자기 지위와 힘 때문에 말 못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계속 거짓말을 이어갑니다. 국민이 씁쓸하게 웃듯이, 아내와 어머니들도 씁쓸하게 웃고 있는지 남자들은 모릅니다. 아니, 모른 척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