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Daum에는 가정이 없다.

두 아들 아빠 2009. 3. 23. 19:47

  다음(多音, Daum) 포털은 여러 가지 소리(말)를 담겠다는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출발했다. 이름 자체도 그 의미가 아주 대단하며 우리사회가 그동안 말을 막아 왔던 사회이기에 대단한 여파를 주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갖은 사람을 묶어주었을 뿐 아니라 오프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엮어 주었다. 이른바 이름값을 한 일이다. Daum의 경영자는 최초 그 이름을 지은 사람에게 큰 상을 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는 Daum 불로그를 통해서 독일에서 유학중인 동갑내기 아줌마를 만났고, 제주도에 사시는 유치원선생님도 만났다. 인근에 사시는 약사분과도 소통했다. 이렇게 지역뿐 아니라 하는 일이 전혀 다른 분들도 과도 소통하게 되었다 그 만남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다. Daum 불로그가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Daum 불로그 관계자 여러분께 세삼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불로그보다 먼저 ‘Daum카페’가 타의 추종을 불허 할 만큼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는데 선점의 기득권을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카페’라는 말이 고유 명사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었다. 안타깝지만 당시에 법률적 접근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카페라는 이름을 주장하지 말고 ‘시스템’의 창의성을 인정받아 선점했어야 했었다.

 

  다음의 불로그는 이제 새로운 영역의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타의 추종을 불허 할 만큼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단순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기도 하지만, 숨어 있던 전문가들이 자기 목소리를 온라인상에서 나름 일관성을 갖추고 활략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일정한 자격이 갖춘 사람만이 대중에게 글과 말을 할 수 있었다. 이를 불로그가 단번에 무너트린 일이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곳에 가정이 없다.

 

다음 불로그에는 아래와 같은 카테고리가 있다.

시사 현장취재, 정치, 사회, 경제, 해외, 미디어

사는 이야기 (일상다반사,) 취미, 요리·맛집, 건강, 학교, 직장, 여행, 패션, 연애, (육아,) 반려동물, 재미,·깜짝

문화·연예 TV·드라마, 영화, 음악, 책, 만화, 공연·전시, 창작·연재, 문화, 사진

IT·과학 IT, 과학, 게임, 자동,차 블로그, 얼리어답터

스포츠 축구, 해외축구, 야구, 해외야구, 농구·배구, 스포츠일반, 골프

스페셜

 

아쉬운 점이 하나있다면 연애까지는 있어도 '가정'이 없다는 것이다. ( )친 일상다반사와 육아가 있기는 하지만 가정이라고 분류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서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가정을 우리사회가 주목하지 않는다는 서글픈 현실이며, 둘째는 불로그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이 가정의 중요성을 그리 치지 않는 20대와 30대가 주축이라는 점이다. 그러하지만 자신들과 관련 있는 '육아'는 넣었다보다.

 

요즈음 한참 세간과 정치권에 이슈가 되고 있는 Daum 아고라에도 자유토론 | 정치 | 경제 | 부동산, 주식펀드 | 사회 | 문화 | 국제 만 있지 가정은 취급하지 않는다. ‘가정’이 마치 미국산 쇠고기가 된 듯하다.

 

N 포털 불로그는 아래와 같은 카테고리가 있다. 파란 글씨는 Daum과 중복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예술

문학, 책, 영화, 공연, 전시미술, 디자인, 드라마, 방송, 음악, 스타, 연예인, 만화·애니

생활·노하우·

쇼핑,일상·생각, (육아·결혼),애완동물, 좋은글·이미지패션·미용인테리어·DIY요리·레시피, 상품리뷰

취미·여가·여행

게임, 스포츠, 사진, 자동차, 취미, 국내여행, 세계여행, 맛집

지식·동향

IT·컴퓨터사회·정치, 건강·의학비즈니스·경제어학·외국어교육·학문

 

역시 여기에도 ‘가정’이라는 카테고리는 없다. ‘자녀’라는 카테고리는 없어도 애완동물은 두 포털이 나란히 함께 하고 있다. 우리사회와 구성원들의 관심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가정의 중요성을 세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사람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가정에서 삶을 마감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포털은 가정에 대해서 일절 논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면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일상다반사'로 분류할 수 밖에 없다. 가정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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