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장애아와 그 부모

두 아들 아빠 2009. 4. 1. 10:21

 

지적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특수학급 교사들 사이에서만 소통하는 언어가 있는데 ‘우리 아이’라고 합니다.

 

 

쟤는 우리 아이가 아니야!’ 라고 말하면 그 아이는 자신들이 돌보는 선천적 지적 장애가 아니라

 

 

후전적으로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말입니다.

 

 

 

 

영화 ‘말아톤’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영화의 도입부분에서 회색빛 콘크

 

 

리트 옹벽을 타고 빗물이 흘러내리는 장면이 클로즈업 됩니다. 무미건조한 이 세상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

 

 

 한없이 흐르는 눈물을 상징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수영과 마라톤을 시키며 정상적인 아이로 키우려고 무

 

 

던히 노력을 합니다.

 

 

 

 

수영장에 빠진 엄마를 보며 엄마도 자신처럼 수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들은 엄마를 구하려들지 않

 

 

습니다.

 

 

 

이 영화의 비참한 클라이맥스는, 훌쩍 커버린 아이가 지하철역 구내에서 평소에 좋아 했던 얼룩말 무늬 스커

 

 

트를 입은 여성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다가 여성과 동반한 남자로부터 심하게 구타를 당하는 장면입니다. 그

 

 

때 엄마는 잠시 다른데 있다가 왔는데 그 남자의 멱살을 잡으며 왜 아이를 때리냐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 모습

 

 

을 본 아들은 ‘우리 아이는 장애가 있어요!’ 를 계속해서 외칩니다. 이전까지는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려

 

 

던 엄마는 여러 사건을 경험하면서 20년 만에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남동생은 엄마의 관심이 온통 장애가 있는 오빠에게 쏠리는 바람에 감당할 수 없는 소외감으로 어려

 

 

움을 당합니다. 사고를 치고 경찰서에도 드나듭니다. 이렇게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은 모두가 어려움을 당

 

 

합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는 길고 지독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한탄과 원망으로 눈물을 쏟으면서

 

 

나아가 순응을 통해 도인의 수준으로 오르게 됩니다. 특히 어머니들이 그렇습니다. 

 

 

 

 

말아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장애아가 있는 가정의 공통점은 아버지의 부재입니다. 뒤에서 받쳐주기야 하겠

 

 

지만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대부분 엄마의 몫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특수교사의 말씀에 의하면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자

 

 

기 아이에게 열심히 노력을 쏟아 부어 정상으로 만들어 좋은 대학까지 보내려는 대단히 의욕적인 엄마들과 자

 

 

포자기를 하는 엄마들이라고 합니다. 대게 처음엔 선자의 경우에 있다가 점차적으로 후자 쪽으로 넘어 간다고

 

 

합니다. 꾸준한 돌봄이 필요한데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제적 문제도 있겠지만 지쳐서 포기하고 교육은 물론

 

 

자녀의 인간관계까지 끊어 버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장애아를 낳은 부모들은 자신이 하늘의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힘들어 합니다. 세상의

 

 

눈초리도 그렇게 보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아는 그 부모에게 직접내린 천형(天刑)이 아닙니다. 이 세

 

 

에 내린 하늘의 메시지이며, 장애아들은 그 메신저라고 생각입니다. 장애는 이 세상 오염의 산물이라고 합

 

 

다. 그 오염은 환경적 요소가 아니라 영혼의 오염을 말합니다.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말을 하냐고 할

 

 

도 있습니다. 

 

 

 

 

인간은 이 세상이 운영되는 인과와 응보를 다 알지 못합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들을 돌보는 일은 보통사람

 

 

들이 해야 할 도리라는 생각뿐입니다. 그런데 장애시설은 오래 전에 생긴 곳이 아니라면 대게 접근이 어려운

 

 

후미진 곳에 있습니다. 장애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지역주민들 중에서 일부가 강력하게 반대하기 때문입

 

 

니다. 집값이 떨어진다고 광기(狂氣)를 부림 입니다. 한마디로 미친 것이죠. 자기보다 덜한 장애자가

 

 

옆에 있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요?

 

 

 

 

장애아는 가족이 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의 손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배려를 국

 

 

가와 사회가 외면하면 안 됩니다. 외면하는 마음은 자기는 장애와 상관없을 것이라는 우매한 믿음이나, 차라

 

 

리 지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현대 사회는 인간에게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가능성을 항상 상기한다면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이

 

 

배려로 바뀔 수 있습니다. 외면! 소극적인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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