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아들의 글

두 아들 아빠 2009. 5. 22. 00:38

다름과 차별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의 영향으로 과거부터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적으로 존재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의 인식도 변화하고 진전되어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러한 잘못된 관념이 널리 퍼져 있다.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남녀 차별적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혹자는 ‘역차별’ 이라는 말로 남성지위하락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형태의 차별일 뿐, 내면에 숨어있는 생각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여전히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고 회사에서는 은연중에 승진의 기회를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가 쓰는 용어에도 차별적 요소가 숨어 있다. 여직원, 여류작가, 여선생 등 여성을 구별하는 접두사를 붙이는 것이 그러하다. 중국어에도 3인칭 단수를 가리키는 단어의 번체자를 보면 남성일 때는 사람 인(人) 변을 붙이지만 여성을 가리킬 때는 계집 녀 (女) 자를 붙인다.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이런 차별적 요인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정의롭지 못한 정권이 주도하고 있기에 그것이 조금 어려울 듯하다.

 

한나라당 의원이 식당에서 여성 기자를 성추행한 뒤, 그 일이 화두에 오르자 “식당 아줌마인 줄 알았다.” 며 지위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한 일이 있다. 또,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마사지걸을 고를 때 못생기고 서비스 좋은 여자가 예쁘고 싸가지 없는 여자보다 낫다.” 는 상식 이하의 저속한 말을 서슴없이 해대는 무뢰한이다.

 

여당이 이러하고 대통령의 수준이 이정도이면 사회 전반의 의식은 가히 알 만한 정도가 아닌가. ‘차이’ 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인 반면, ‘차별’ 은 어느 한 쪽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남성만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여자도 군대 가라.’ 는 등의 시답잖은 논의는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서양적 가치관과 사고의 확대, 그리고 사회 전반의 의식수준의 향상으로 양성평등의 기초적인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사회구성원 다수가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그러한 환경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확립되어 가고 있는 법적 통제와 규제로 시스템을 구축하여 종합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사람들의 의식이 올바르게 성장하여 남녀 어느 쪽도 차별받지 않는 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