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권양숙 여사님께 드리는 두 아들 아빠의 위로

두 아들 아빠 2009. 6. 1. 22:57

권양숙 여사님께 드리는 두 아들 아빠의 위로

 

이 세상을 비장함으로 살아가신 아버님과 그보다 더 비장하게 살고 계시는 노무현님과 함께 하시는 권여사님! 그 한 많은 여정을 제가 어찌 다 해 아리고 위로 하겠습니까! 하지만 오늘은 작정하고 여사님의 심기를 위로 드리고자 합니다.

 

육신의 아버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지아비는 여사님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는 아버님의 뜨거운 피가 여사님께도 흘러 노무현님을 지아비로 맞이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더 억울하실 수도 있습니다. 왜 이리 기구한 팔자인가! 한탄하시면서 말입니다. 속 모르는 남들은 영부인이 되 봤으니, 이 세상에서 누려 볼 것은 다 누려봤는데 뭐가 억울하냐고 하겠죠.

 

청와대에 계실 어느 일요일 아침에 찐 고구마와 김치로 때우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휴일에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쉬게 하시려는 배려로 말입니다. 잠깐이지만 두 분이 소찬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을 때 행복하셨죠!

 

이 세상이 나름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는데 유독 이를 거스르려고 하는 남편 때문에 얼마나 속을 썩으셨습니까? 잘나가던 세무 전문변호사를 하다가 왜 갑자기 민주변호사가 되셨는지 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때가 노무현님의 나이가 35세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나름 크고 작게 35세와 45세에 인생의 방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45세 무렵에는 김영삼의 3당 야합을 거부해서 정치인으로서 자살행위를 하셨습니다. 그 여파는 혹독하게 치르셨습니다. 이어지는 선거에서 계속 낙선해서 그야말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선의를 하늘이 알아주셨습니다.

 

그래도 대선 때 친정아버지에 대해 언론이 무자비하게 공격을 가 했을 때,

“그럼 나보고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 그렇게 해야 한다면 대통령 후보에 나서지 않겠습니다. 자금 심판해 주십시요!”라고 일갈을 가해셨을 때 감동받지 않으셨습니까!

전 아내에게 그런 감동을 준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죄 많은 전직 대통령들은 다 서울에 호의호식하고 살고 있는데 죄 없는 의인이 왜 촌구석으로 내려가시는지 처음엔 저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여하간 서울역에 나가서 배웅을 했습니다. 고향에서 농촌 살리기를 하시려고 했더군요. 어른의 행보는 그 파장이 큽니다. ‘선지자는 고향에서 배척을 받는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작금에 벌어지는 검찰의 난도질에 의분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노무현님 때문에 위선과 가증이 벗겨져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자기들 안에 비굴을 떨쳐 버리려고 짓밟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님은 이렇게 해서라도 검찰이 바로 서길 바라실 것입니다.

 

보통사람들도 남편이 사업을 하다가 쪼들리면 아내가 돈을 구해 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남편이 나서서 돈을 구하러 다니면 좋지 못한 소문이 나기 때문입니다. 하긴 남자들은 단돈 백만원도 꾸지 못합니다.

 

대통령이 돈에 쪼들려서 빚을 내서 자녀를 가르치고, 퇴임 후 살집을 짓는데 연금까지 담보를 잡아도 모자라 지인에게 돈을 받은 것이 죄라면 대한민국 사람 중에 감옥에 가지 않을 정치인은 없다고 봅니다.

 

노무현님은 이 세상에서 다시 나기 어려운 의인이십니다. 그렇게 확신하게 된 계기는,

불혹이 넘어서 교회에 나가 5년간 마태복음 강설을 들었을 때입니다. 예수님의 행적을 살피면서 노무현님이야 말로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노무현님이 이 세상의 바른 통치자로서 서 계시지 않았다면 예수님의 복음은 그저 성경 속의 말씀이라고, 제 마음에 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무현님의 임기와 성경 말씀을 함께 들으면서 살아 있는 사람 중에 복음을 시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 큰 의인과 함께 걸어가는 여사님은 오죽이나 힘이 드시겠습니까!

 

만든 날짜: 2009년 5월 7일 목요일, 오후 11:46:36

수정한 날짜 : 2009년 5월 8일 금요일, 오후 7:07:34

윗글을 당시에 쓰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사님께는 단 한마디 말도,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여사님이 지지자들이 일부 사람의 분향을 막아서니까 사람을 보내서 이렇게 말씀 하셨다죠.

“그분은 누구도 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누구와도 싸우지 않으시려고 했습니다.

그러니 분향을 막는 일은 하지 마십시오.“

 

이제 와서 무슨 말로 위로를 드리겠습니까! 다만 여사님의 마음에 그분이 끝까지 계시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영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