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 담장 헐기 이대로 좋은가?

두 아들 아빠 2009. 7. 20. 08:34

담이란 경계를 표시하는 것으로 밖에 사람이 안으로 무시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집이나 대지, 건물 주변에 세우는 담장도 있지만, 교도소 담장처럼 안에 있는 사람이 허락 없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학교의 담장은 어느 면에선 두 가지 기능을 함께 한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실시하는 ‘학교 담장 헐기’는 학교를 지역사회와 더 가깝게 하려는 의도로 학교와 사회가 함께 하는 세상이라는 점에서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는 운동장과 시설물에 대해서 지역사회에 개방과 함께 하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학교란 대학교를 제외하고는 자기 방어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미성년자들이 공부를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일정 부분은 보호해야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담이 설치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담의 높이나 기타 방호적 시설물의 여부를 차제에 두더라도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월담을 하는 짓은 그 자체가 문제가 있으며 남에게 주목 받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학교에 담이 둘러져 있는 것과 아애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추가적인 안전장치나 이에 대한 제도적인 배려 없이, 또한 이유 없이 벌어지는 사이코 패스 살인과 아동약취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는 현실에서 무조건 담을 허는 일은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공교육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무형 무형의 특권이 있었다면 이를 내려놓는 차원에서는 반길만 하지만 ‘학교 담장 헐기’는 이런 차원도 아니라고 봅니다. 차별과 특권을 내려놓는 차원이라면 관공서 담장을 허는 일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에서는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경호처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길을 열었습니다. 자신감의 표출과 국민에 대한 배려입니다. 학교 담장 헐기가 누구에 대한 배려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먼저 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