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고향 팔아 출세

두 아들 아빠 2009. 9. 10. 19:54

 연말과 연초까지 내가 사는 공주뿐 아니라 여타의 지방 도시의 고등학교 정문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홍길동서울대 합격 ’ 이런 걸 보면서 느낌은 “어렵고 열악한 지방에서 돈과 열정을 달달 끌어 모아 이 사람을 서울로 진상했으니 좀 알아주십요!”

 

일류대에 입학한 지방 출신 인재가 다시 고향에 올까? 성공 할수록 오지 못하는 곳이 지방이다. 왜냐고? 격에 맞는 자리도 없고, 잘 먹고 잘 살만한 것이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명절 때는 오겠지, 그렇다고 고향에 돈을 쓰나? 그렇지도 않다, 자기가 살고 있는 대도시의 마트나 백화점에서 죄다 사온다. 그들이 고향에 살려고 생각도 하지 않으며, 돈도 쓰지 않는데도 서울로, 서울로 생산물은 물론, 사람까지 진상한다.

 

어렸을 적에 떠났다고 하지만 정운찬씨는 공주가 자기 고향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한참 정치권과 자리를 엿 보고 있던 시절에 송년회를 빙자해서 공주로 내려와 충남이 균형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레발을 쳤다. 영호남의 대결 구도에서 지역적 이득을 보려고 한 짓이라 의심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과 패권 다툼도 패악질이지만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자기 이익을 챙기는 짓이야 말로 쥐새끼 같은 근성이 아닐 수 없다. 학자가 양심이 없으면 서생(鼠生)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이 충남을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만든 참여정부를 최고의 국립대학 총장의 신분을 이용해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않고 했는데, 이명박 정권의 총리 기용의 미끼를 덥석 물고는 행정복합도시 축소를 개처럼 짖고 있다. 고향 팔아먹고 출세 길로 나선 일이다.

 

돈벌이를 잘한 이명박이나, 공부를 잘해서 대학에서 훈장질을 하던 정운찬이나, 유사한 점은 둘 다 없는 집안에서 성공을 했으니 계천에서 용 난 자수성가형이라 할 수 있다. 다는 아니겠지만 자기 오만이 충만한 사람들이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이런 사람들의 의식구조의 심각함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못사는 것이고,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식이다.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해택 받았으며 따라서 사회에 돌려 줄 큰 빚이 있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자신은 늘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확신한다.

 

다 좋다! 그런데 자기 고향 발전이라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참여정부 이전 민정당 때부터 종합적인 판단 하에 수도이전을 결정했는데, 자리 오름을 위해서 애들이 아직 먹지도 못한 밥상을 발로 차버렸다. 촌놈이 서울 가서 성공하더니 눈이 뒤집힌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자! "네가 고향을 팔아먹어도 고향은 예나 지금이나 항상 그대로 있고 네 인격과 영혼만 팔려 나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