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설파한 四端(사단)의 하나로, 혹은 측은지정(惻隱之情)이라고도 하는데 ‘불쌍하고 가엾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를 서양에서는 ‘이타심’이라고 하는데 변형된 아류가 아닌가 싶다. 자신을 스스로 가엽게 여기는 것을 자기연민이라 한다. 이는 측은지심과는 전혀 다르다.
맹자는 인간 본성과 삶을 통찰한 철학자다. 고리타분 것을 공자 왈, 맹자 왈 이라고 하는 이유는 인간은 자기 본성을 다루는 자체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四端(사단)은 어진 마음을 맨 앞에 두고 是非之心(시비지심) 시비를 가리는 지혜로움을 맨 나중에 두었다.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하간 측은지심을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맹자는 보통사람에게도 가르침을 주었지만 자기의 권면을 지도자들이 받아들이길 더 원했다.
지도자란 절대 권력을 가진 왕과 대통령만 지칭하지는 않는다. 한 집안의 기장도 지도자다. 지도자의 덕목 중에 자기 집단에 대한 '측은지심'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를 들 것만은 아닌 이유다.
***
부부싸움을 맹렬하게 하는 부부에게 심리치료사들은 양쪽의 말을 충분히 들어 본 후에 남편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아내가 불쌍하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있나요?”
시시비비를 가려 줄 주 알았는데 엉뚱한 질문에 당황하다가 이내 고개를 떨 구고 “불쌍하게 생각합니다.” 라고 한다고 한다. 한 집안의 가장은 이런 마음이 들어야 다음 치유단계로 넘어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런 다음에 남편의 억울함을 치유해 나가야 한다. 내 억울함과 이로 인한 분노가 치유되고 누그러트리지 않고 자기연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아내에 대한 진정한 측은지심은 나 올 수가 없다.
우리는 한 시대에 극과 극인 대통령을 만났다. 국민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대통령과 국민을 계몽과 선동할 대상으로 여기는 대통령이다. 먼저 대통령은 국민이 성공하길 바랐기에 자신은 철저한 실패자를 자처했고, 뒤에 대통령은 자신이 성공하길 열망하기에 국민이 어려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나님 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원수를 사랑하라! (0) | 2010.12.01 |
---|---|
불로그를 잠시 접으면서... (0) | 2010.11.15 |
불로그가 맺어준 친구이자 의식의 동지가 출간한 책 소개! (0) | 2008.12.08 |
종교개혁기념일을 즈음해서 (0) | 2007.10.26 |
영혼의 치유는 내안에 억울함의 순화다. (0) | 2007.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