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자판기와 아메리카노

두 아들 아빠 2013. 2. 3. 12:38

산업화의 종결, 커피 자판기와 아메리카노(스타벅스) 커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아메리카노와 스타벅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노사모와 노삼모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예전에 안성에 있는 전통찻집에 간 적이 있었는데 주인장이 콧수염, 턱수염을 기르고 개량한복을 입은 그야말로 전통찻집 주인 같았다.

예의를 갖추고 전통차 말고 커피는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하면서 개인적으로 자판기 커피 맛보다 더 낼 수가 없어서 갖추지 않았다고 했다. 이건 맛보다는 길드려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역시 아직 자판기 커피가 더 낫다. 그래서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한쪽 구석에 처박힌 자판기 코너까지 가서 마신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긴다. 그것도 뜨거운 커피를 아주 가는 빨대를 사용해서 흡입한다. 난 구강 구조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아니,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돈을 먹어 버린 자판기에 발길질을 하는 일방적인 화풀이는 있어도... 자판기 커피는 소통이 없다. 식당에서 무료로 주는 자판기 커피도 진정한 소통과 문화는 없다. 셀프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 커피도 셀프이지만 대화도, 문화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자판기 커피 세대가 느낀 아메리카노 커피에 대한 충격은 솔직히 가격이었다. 10여 년전 점심 때 3천원 가량의 자장면을 먹고 강남 도산대로의 스타벅스에서 3천이 넘는 커피 세 잔을 사주었을 때 충격이 있다. 자기들도 점심 값을 아끼면서 커피는 그렇지 않았다. 커피의 많은 량은 배도 부른 효과도 있다. 더 예전에 밥으로 덜 채운 위를 채우는 숭늉처럼 말이다.

 

상업화 집단은 돈을 벌기 위해 소통과 문화를 앞세운다. 열심히 일한 자는 주말에 도시를 떠나 돈을 맘 것 써도 된다고 한다. 비싼 물건을 팔려면 철학도 팔아 먹는다. 여기에...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돈 없는 사람 말고 당해낼 재간은 없다.

 

있다고? 다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