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박근혜 정권 침몰 시나리오

두 아들 아빠 2013. 4. 1. 14:04

박근혜 정부의 본질적인 어려움은 대치할 상대가 없다는데 있다. 정치는 상대가 있어야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명박에 이어서 정권을 잡았는데 야당인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닮아 가느라 물러 터졌고 진보당은 지리멸렬이 되었다. 정치판에 마치 가시와 같았던 유시민은 직업 정치를 접었다. 보수 세력의 완전한 승리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명박 정권이 그나마 유지된 것은 여당 내 야당이라는 박근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경우는 국내에 상대가 없으니 외부에서 적을 차용해야 했다. 그래서 북한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북한이 스파링 상대가 아니라 진짜로 치고 박자고 열을 올리고 있다. 서른 살과 예순 살이 맞짱 뜨면 당연히 늙은이가 진다. 이겨도 이겼다고 자랑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상처를 받는다. 결과는 늘 개 쪽팔리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뭔가 자신이 통치 행위를 하면 할수록 꼬일 수밖에 없다. 그게 현재 어려움의 본질이다. 권력과 통치 행위 전체를 넘겨주어야 한다. 군기잡기는 검찰에, 경제는 대기업에, 외교와 국방은 미국과 일본이 시키는 대로, 여론 몰이는 조중동에 맡기면 된다. 이명박이 임기 마지막까지 레임덕 없이 버틴 근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고집 센 박근혜는 삭풍이 몰아치는 언덕 위에 홀로 서 있는 격이 되었다.

 

이명박은 18대 대선에서 뭔가 큰 역할을 했다. 그게 박근혜정부와 인계철선으로 엮여 있다. 자길 잡아당기면 안전핀이 자동으로 딸려 나오면서 터지게 만든 것이다. 교활하기 짝이 없는 놈이 자기 죽을 짓을 방관했겠는가? 전 국정원장 원세훈이 퇴임 직후 외국으로 튀려고 한 것과 박근혜가 정보책임자와 독대를 하지 않겠다는데 분명히 주목해야 하고 한다.

 

새 정부 출범 두 달도 되지 않아서 올 해 세수가 12조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사실은 그보다 더 많은지도 모른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이루어 놓은 복지 정책은 줄일 수는 없었다. 오히려 자기들 것을 더 끼워 넣었다. 그런데 세수는 늘리지 않았다. 부자감세에 목을 매다 자기 목이 올가미로 조이는 것을 모르고 있다. 참여정부는 복지와 세수의 대치대조표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그걸 이명박이 무너트리고 박근혜는 대비조차 하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뭐? 부동산투기 살리려고 취득세 감면!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정권은 큰 실수나 비리, 부패로 넘어지지 않는다. 경제가 무너져야 바뀌게 된다. 이승만 정권 말기 때도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엄청나게 어려웠다. 그래서 야당은 ‘못 살겠다 갈아 보자!’라고 했다. 정권을 무너트린 구실이 ‘부정선거’였다. 어쩌면 그 당시와 아주 흡사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아버지는 나라를 엎어버렸으니 그 딸은 나라 앞에 엎어져야 역사의 공의가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