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작은 아들과 등산

두 아들 아빠 2005. 10. 10. 22:43

지난 10월3일 개천절에 김밥 세줄과 음료수 한 병, 사과 한개, 과자 두 봉지를 가지고 관악산으로

작은아들과 등산을 갔습니다. 아내와 큰아들이 중간고사 시험준비를 하여 사실상 할 일 없는 두 사람이 면학분위기 때문에 집을 비워 준 것이지요.

이유야 어찌되었건 덕분에 두 사람은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관악산 등산 중 하산하면서 물놀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작은아들과 개울에서 잠시 휴식.

 

 

 

 

 

내려오는 길은 서울대 뒤편으로 왔는데 녀석이 서울대는 가지 않겠답니다.

건물이 너무 많아서 교실을 못 찾을 것 같고, 학교가 너무 넓어서 다리가 너무 아프다나요.

 

형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귀여운 꽃돼지 입니다.

큰아이가 어릴적에 유난히 나대는 기질에 젋은 아빠로서 감당하기 어렵고, 감정 조절이 안되어(솔직히 수양이 부족하여) 무섭게 대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란 작은 아이는 지레 겁을 먹고 비교적 알아서 부모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노력 했습니다.

그것을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의 아이로 알았습니다. 그게 착각 이었습니다.

 

아빠가 은혜(?)를 받아서 아이들과 진정으로 다가서기 시작하자 작은아이는 그동안의 내제된

억압으로 인한 억울함을 풀어 내기 시작하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내의 생일에 큰댁에서 축하를 하러 왔었습니다. 밖에서 외식을 하려고 나가자고 하니까 자기는 안 간다고 딱 잡아 때더군요. 참 난감 했습니다. 우선 가족들은 아이 혼자 집에 남겨 두고 일단 밖으로 나갔습니다.

음식점에서 중간에 저 혼자 집으로 갔는데 아이를 다시 한 번 설득 하려고 한 것이지요.

그런대 이번에도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 더군요. 예전 같았으면 윽박지르거나 두들겨 패서라도 끌고 왔겠지요. 하지만 그냥 음식점으로 혼자 돌아 갔습니다.

다행이도 이런 행동을 나이 드신 큰형과 형수님이 진정으로 이해를 해주셔서 덜 남감 했지요.

 

이런 확인 과정이 여러번 있은 후 아이는 표정부터 달라 졌습니다.

나를 대하는 태도나 주변 사람과 너무 잘 어울리고 배려도 나름대로 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눈 앞에 잘못된 행동에만 추상같이 나무라고 정작 부모인 나 자신이 공의롭게 아이를 대했나를 진정으로 살피지 않고 살아 온 것이지요.

 

요즈음 작은아들과 행복한 연애 중에 있습니다.

'가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안 하루 여행  (0) 2005.10.16
저희집 맏상주 입니다.  (0) 2005.10.11
가족~ KTX ~뻘쯤  (0) 2005.09.22
'시금치'는 드시지 않으셔도 '시집'은 읽으세요!  (0) 2005.09.13
명절과 여자  (0) 200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