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지난번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 큰 아들입니다.
오히려 지난 학기 보다도 더 떨어져서 담임선생님이 성적표에 염려 담긴 글을 써 주셨습니다.
하지만 평일에는 밤 10시 넘어서 까지, 시험 발표 한 달 전부터는 자정을 넘겨 가며 공부하는 학원엘 보내어 성적을 올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더구나 한창 커가고 자아를 형성 해야 할 나이의
아이에게 말입니다.
그것은 혹사를 넘어 자녀를 학대하는 행위입니다.
고맙게도 아내가 성적표 뒤에 이런 글을 써서 선생님께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개구쟁이 현욱이를 관심과 배려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현욱이가 여름방학 때부터 브레이크 댄스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본인이 인터넷을 뒤져 수색 쪽에 학원을 찾아냈어요. 중간고사를 앞두고부터
월. 수. 금 세 번을 학원에 갑니다. 아직 공부보다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은가 봅니다. 학년이 더 올라가면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하므로
중학교 시절 까지는 하고 싶은 것도 즐겨가며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혀 가도록 해주자는 것이 저희들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과 공부에 많이 소홀해 졌네요.
다른 관심사가 많다보니 집중도 잘 못하는 것 같구요.
초등학교 때는 관심도 없던 반장선거에 후보로 나가고 당선이 되었다는 점을 현욱이의 생각이 달라져 가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잘 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스럽고 그로 인해 본인이
힘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도 동생과의 관계도 좋고 남자아이 답지 않게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조잘거리며 감성적인 딸 같은 아들입니다.
성적이 안나와서 선생님께도 안타까우시겠지만, 조금 여유를 가지고 현욱이 스스로 열심히 할때까지 지켜봐주시고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기말고사 때는 좀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좀 써야겠죠. 교우관계가 원만한 것 같아서 좋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2005년 10월 20일 현욱엄마 드림.
아이와 지난 토요일 동숭동에 갔습니다.
이제는 제법 컷 다고 솜사탕은 달어서 싫고,
와플은 먹겠다고 하다가
길거리에서 먹는 것이 좀 그런지 결국 안 사 먹더군요.
(짜식! 자기 먹으면 아빠도 좀 얻어 먹으려고 했는데...)
팝핀댄스 공연에 열중하는 관중들 속에서
자칭 월드 B-BOY(브레이크 땐스를 추는 소년) 지나가는 행인이 별로 없는 틈을 타서 얏!
브레이크 댄스의 프리즈(Freeze) 동작 이라고 합니다.
뒤 조형물과 비슷하게 해 본다고....
거리엔 어둠이 하나 둘씩 쌓이고
검붉은 노을 넘어 또 하루가 저물 때
왠지 모든 것이 꿈결같아요.
(13년 전의 애창곡인 동물원의 '거리에서'의 가사)
바람 불어 추웠던 지난 토요일 해질 무렵, 커피 판매점의 간판불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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