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아내와 술 2

두 아들 아빠 2005. 11. 3. 14:12

아내와 술자리는 주로 저녁 가족 외식때 가볍게 한잔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날 술이 받을 정도의 이슈가 있는 날이면 아이들만 집으로 보내고 둘이서

2차를 하는 경우도 가끔있다,

아이들은 잔소리없는 저녁 시간을 만끽해서 좋고, 우리부부는 오붓하게 둘 만의

시간을 가져서 좋은 '누이좋고 매부 좋은'일이다.

 

우리처럼 부부가 술을 마시러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술집에 같이 들어 온 경우보다

남자나 여자가 먼저와서 기다리는 경우가 문제이다.

남들을 유심히 봐서가 아니라 비슷한 패턴을 여러번 보았기에 잘 알수 있었다.

 

술과 안주를 시킬때부터 한 쪽이 좀 심드렁한 표정이면 영락없다.

상상컨데 남자의 차림이 대부분 정장이나 외출복으로 보아 퇴근하여 집근처에

와서 아내를 전화로 불러 낸 것 같다. 어느정도 대화를 하는 듯 싶더니 둘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린다. 대부분 술과 안주는 손도 안된 채...

 

남편이 분위기를 바꾸어 문제를 풀려고 시도를 한 것 같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대화를 풀어가는 방법이 잘못었다고 생각한다.

주로 자신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아내를 설득하려 하다가 먹히지 않으면 급한 성질에

자리를 밖차고 나간다.

 

같은 남편의 입장에서 늘 걱정이 되었다.

저렇게 힘차게 밖차고 나가서 어디로 가려 하나......

그다음 수습은 어떻게 할까?

 

한번 잘 못 찬 똥볼은 게면쩍은 웃음으로 넘기면 됩니다.

완벽하려는 남자들은 실수를 용납 안하려는 강박적인 마음이 있습니다.

이걸 인정 안하려고 하면 계속 똥볼을 차고 마는 것이죠.

결국에는 더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 퇴장하여 가정이라는

운동장에 아애 들어 오지 안으려고 합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죠.

 

지금 사는 아파트 현관문의 열쇠를 번호키로 바꾼 이유가 있다.

한 2년 전에 두 아들을 재우고 둘이 한잔 하러 동네 먹자골목으로 갔다.

이런저런 신변의 잡다한 이야기를 주제로 담소를 나누며 대작을 하다가

집으로 가려 하는데 아내가 가져고 온 열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주변을 아무리 찾아 보아도 찾지 못했다. 화장실도 찾아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두 내외가 마치 한 밤중에 바늘 찾기 식으로 찾아 보아도 없었다.

아내의 호주머니에 직접 손을 넣어서 찾아도 보았다.

 

집으로 전화를 해도 깊은 잠에 빠진 아이들이 받을 일이 없고

그렇다고 남들 곤히 잠자는데 현관문을 두들일 수 없고, 초인종을

오랬동안 눌러보아도 인기척 조차 없었다.

 

'그래!~ 이참에 궁금했던 모텔이나 가 보자.'

동네에서 좀 떨어진 곳에 ㅅ ㅇ ㅂ호텔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제일 비싼 방을

카드로 당당히(?) 계산을 하고 들어갔다.

은은한 조명의 넓은 방에 원형의 침대와 한 쪽벽면 전체가

거울로 되어있고 인터넷이 설치된 컴퓨터가 있었다.

욕실 면적이 우리집 안방만 하고 그 안에 유리부스의 증기탕이 별도로 있었다.

너무 비싸서 아깝다던 아내는 방을 둘러보고는 흡족한 듯 했다.

 

짧은 신혼같은 밤을 지내고 아침이 문제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전화를 계속하였더니 다행이 큰아이가 전화를 받았고

아내가 말했다.

"음~ 엄마 아빠 아침운동 하러 나왔는데 열쇠를 안가져 왔거든 얼른 세수하고

학교 갈 준비하고 있어"

왠! 한번도 하지 않은 새벽운동? 열쇠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잠그고 갔지?

아들은 따져 묻지 안았다.

우리 아이들은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이다. 늘 감사 할 일이다.

 

난 이 날 이후 강한 의문으로 의처증이 생겼다.

아내가 열쇠를 일부러 잃어 버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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