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오로라 공주

두 아들 아빠 2005. 11. 15. 18:06

 

 

오로라 공주의 엄정화

 

스포일러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사회 구성원을 한 그릇에 집어 놓고 까발린 사회 고발성 영화의 모습 뒤에는

페미니즘이 우리사회에 근본적인 문제를 화면 가득 피를 뿌리며 제기하고 있다..


나뿐 계모의 전형인 재혼녀,

강남의 따로 노는 쿨 한 부부의 남편과 그 여친

첫 손님은 남자야 한다는 돈에 고단한 택시기사,

화끈한 엄마 밑에서 찌질 거리나 다른 여자에게는 화끈한 갈비집 아들,

타워 펠리스 같은 곳에 사는 머리 좋은 변호사,

6살 여아를 성폭행하고 못 쓰는 인형처럼 쓰레기장에 버린 오픈카를 타고 다니는 남자,

아이가 실종 됐다는 아내에게 경찰에 신고 하라는 관할 개념이 확실한 형사.

마지막 사람 빼고는 전부 복수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남편이 아닐까?


우리사회에 여성에 대한 억압의 구조를 사회구성원 전부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는데

그런 여성중에 자신의 아들을 찌질이로 만드는 남성 같은 여성을 등장 시켰다.

스스로 중국동포로 가장하여 우리사회가 약한 자에게 어떻게 대하는 가를 보여 주었다.


복수의 대상 중에서 죽일 사람과 살려 둘 사람을 나름대로 구분하여

잔혹함 속에서 무자비함을 감춘다.

 

스포일러!

공항을 빠져 나오는 변호사는 어찌 되었을까?

바퀴 중심에 붙인 오로라공주 스티커를 추월하며 보여 준다.

형사는 자신의 길을 그냥가고, 나중에 이를 발견한 변호사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리라.


빙의! 엄마가 아이의 영혼을 넘나드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기 보다는 눈물이 난다.

옆자리에서 콧물 훌쩍이며 우는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현대식 영화관이 예전과 다름은 기둥과 벽에 도배 되었던

거울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영화 상영 내내 각자 다른 성의 주인공을 처다 보다가 나와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았을 때의 실망감. 하지만 거울에 나타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는 섬세한 배려는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일 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