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가장 좋은(?) 부대에 배치 되었습니다.

두 아들 아빠 2005. 12. 2. 13:58

1982년 4월 20일에 그 부대에 입대한 사람입니다.

당시에는 훈련소 정문 지나서부터 민간인 통제 구역이었습니다.

이른바 GOP 지역이죠.

 

1984년 1월에 하사관 훈련도 그곳에서 받았습니다.

신병훈련 5주, 하사관교육 8주 도합 13주를 그곳에서 보냈죠.

 

지금은 어쩐지 모르지만 겨울에는 물이 부족해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목욕탕의 작은 바가지 물 하나로 세수하고 발닦고 양말까지 빨아야 했습니다.

 

훈련소에 입소 다음날 사단수색대대로 착출 되었죠.

그날 부대에서 가져온 소총을 바로 지급 하더군요.

훈련소에서는 너희들은 이제 죽었다고 했습니다.

 

백암산과 평화의 댐이있는 곳입니다.

일체의 외박과 외출, 면회가 금지되고 다만 휴가를 6개월에 한번씩 갔습니다.

결혼을 앞둔 작은형님과 형수님이 면회을 왔는데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결혼식도 참석하지 못하고요.

 

해발 1,000M가 넘는 해산, 재안산을 제집 앞 마당 다니 듯이 올랐습니다.

DMZ작전 뛰거나 GOP에서 근무 할때 훈련병이 탈영하면 남쪽을 보고

매복을 서기도 했습니다. 방향을 잘못 잡아서 북으로 넘어 갈까 봐서이죠.

 

화천은 가곡 '비목'의 고장입니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때는 아니였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하늘이 2천평 땅이 3천평'이라는게 실감나는 곳입니다.

산세가 얼마나 험한지 케이블카로 부식을 받아 먹는 곳도 있습니다.

짐을 지고 오르려면 일반 계단 높이의 2~3배의 1,600 계단입니다.

 

원빈이 이곳에서 잘 단련되어 나오면 더욱 원숙한 연기자가 되리라 믿습니다.

 

전쟁은 '광기'에 의해서 하는 것입니다.

군대란? '미치지 않은 사람들이 미칠 것을 대비하여 미친 척을 하는 곳'이죠.

 

아주 희한한 정신세계이지요. 그래서 남자들이 군대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미칠 것 같은 곳에서 미치지 않고 돌아온 심정이 오래가는 것이지요.

 

저는 2년 6개월 4일을 꼬박하고 집에 왔지만 미친 척은 2년도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