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회사에서 사원을 모집한적이 있었습니다. 신입과 경력사원을 고루 뽑았는데
서류 심사와 면접 담당관을 하였습니다. 예전처럼 천편일률적인 '엄하신 아버지와 자애로우신
어머니 밑에서...'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그런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좋지 않다는 정보를 얻었겠지요.
자필이력서를 고집하지 않는 관계로 글씨체에 대한 가감점수는 없고, 경력사원의 경우 철저하게 경력위주로 심사를 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은 뚜렸하게 자신이 수행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이를 보면 업무에 주체적으로 뛰지 않은 소극성이 서류에서도 보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면 당사자로서는 엄청 억울한 일이겠지요.
위기관리와 융통성을 측정한다면서 황당한 질문이나 곤혹스러운 질문을 하는 면접관이 있는데
별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란 조직이 유기체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어느 한 개인의 임기 웅변식의 판단으로 운영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여직원의 경우 선발 기준에 외모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활발한 성격에 더 주안점을 주고 있습니다. 자기 표현에 적극적이고 얼굴이 밝은 취업자에게 신뢰감을 느낌니다.
인상에 남는 한 취업자는 멀리 부산에서 온 노총각이었는데 출신학교나 경력이 우리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아니였습니다. 저는 꼭 가족 사항을 물어보는데 이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여동생 한 명과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제가 10년 전부터 실질적인 집안의 가장이였습니다."
가슴이 뭉클 해지더군요.
'내가 집안의 가장이다' 이렇게 당당하게 말을 하는데 저를 포함한 면접관 모두들 숙연한 분위기 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집안의 가장이었으니까요.
그 친구 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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