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정말로 쓰고 싶었으나 실력이 되지 않아서 계속 미루어왔던...

두 아들 아빠 2006. 2. 17. 12:26

그렇다고 이제는 실력을 갖추었다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모든 걸 아는 듯이 교만을 떨던 글이 언젠가 너무 부끄러워 지기 전에 반듯이 써야 하겠다고 늘 생각은 했지만  제목 처럼 미루어 왔습니다.

 

  제 블러그와 교제하는 분중에 자녀가 장애아인 님이 두분 계십니다. 두 천사 모두 자폐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세상의 욕심은 없으십니다. 오로지 자녀가 보통아이 처럼만 될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한 바램뿐입니다.

 

  클릭하시면 원래크기의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큰아이 다니는 중학교에는 장애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합니다. 특수학급 선생님 세분이 열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예전 같은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요. 아주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우리의 세상이 나아가짐에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부끄럽지만 이때부터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에게 무엇을 잘 못하고 있는가를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지난 일년간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그 분들을 돕는다는 것이 고작, 특수학급 세분 선생님과 교장, 교감, 교무부장 선생님 그리고 행정실장님을 모시고 저녁식사 한끼 대접한게 전부였습니다.

딴에는 학교의 최고 관리자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그분들의 애로사항을 듣고자 했는데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애로사항이 없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제가 학교운영위원이라도 학부모 앞에서 선듯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특수학급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자체로 의도하는 바는 충분히 전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같은 학부모 중에서 자기 자녀가 특수학급 학생과 같은반인 경우 수업분위기를 해친다고 좀 껄끄럽게 생각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대 놓고 문제를 삼지는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이를 학부모들의 의식과 양식이 그래도 많이 발전 한 것으로 자위 할까요? 

정작 아이의 문제보다도 주변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눈빛에서 더 좌절하는 것이 장애아를 기르는 부모들입니다.

 

  큰아이 학교 학생들은 처음에는 좀 그랬지만 장애 학생들과 일년간을 같이 생활한 후에는 저처럼 공유 해보지 못한 사람과는 다르게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이는 선생님들도 마찮가지라고 전교조 처녀 교사분이 고백을 하듯이 말하는걸 들었습니다.

장애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 관하여 말을 할 때는 처음부터 복받치는 설움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뒷 말은 다 듣지 않아도 압니다.

억울함과 죄의식이 범벅이 되여서 자신도 어찌 할 수 없는 처절하게 쓰라린 감정들 말입니다.

 

  한가지 더 가슴아픈 것은 자폐증이 있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 하나같이 용모가 수려하다고 할 정도로 미남들 입니다. 우리 아이 반에도 꼭 그런 아이가 있습니다.

불행이도 그 아이는 자폐증에 간질까지 있는 아이 입니다. 가끔 수업 중에 발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면 특수학습 선생님이 뛰어 오셔서 응급 조치를 하십니다. 한 20여분은 수업이 중단 되겠지요.

 

  정말 안타까운 일은 그아이의 아버지가 아이의 병에 관하여 이렇게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네가 어렸을적에 아빠가 술을 먹여서 그렇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죄로 돌리는 처절한 부모 마음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 해 주었으면 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다 다르게 지으셨다. 너도 다른 사람과 다를뿐이다."

"하나님은 의미없는 일을 하시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머리로 다 이해 할 수 없을 뿐이다.

그러니 너는 하나님의 높으신 뜻을 잘 세기며 살아야 한다."

 

 

  큰아들에게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며 잘 돌봐 주라고 자주 일러주었는데 다행이 학급반장인 큰아이가 솔선해서 돌 봐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그 아이에 관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면 자기가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럴때는 내가 아들보다 뭐가 더 나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 말없이 아들의 눈을 마주보고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오늘 저와 통하는 분이 보통아이라면 일상적인 행동인데 이에 관하여 감격의 글을 썼고 그 글을 읽었습니다. 내 자식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아주 얕은 수준의 저급한 위안에 앞서 제 자신이 참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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