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운영위원회에 관하여

두 아들 아빠 2006. 3. 23. 10:09

올해로 11년 째를 맞이하는 학교운영위원회 제도는-

지역의 특성등을 고려하여 각급 학교에 맞는 학교운영과 교육청의 획일적인 지도하에 있는 것을 탈피하고 자율적인 운영을 통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그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인적 구성은-

가령 전교 학생 수가 1천명인 경우 학부모위원 6명, 교육위원 5명, 지역위원 2명 입니다.

교원위원은 위원장이 될 수 없으며 무기명 투표로 위원의 과반수를 받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장은 당연직입니다.

 

하는 일은-

예산심의, 학칙제정, 안건심의, 제안 및 처리와 교육감, 교육위원을 선출합니다.

물론 무보수직이며 임기는 1년입니다.

이상 간략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아주 훌륭합니다. 그런데 학부보의 참여와 인식이 떨어져서 10년이 넘게 시행이 되었지만 아직도 겉돌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버지들의 참여가 농촌 지역에서는 비교적 있으나 도시에서는 전무하다고 할 지경입니다. 더구나 자신의 자녀가 학생회장이거나 반장, 아니면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하지 못하면 운영위원으로 나 올 생각 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런 성향은 오늘날 우리 여성들의 문제에 있습니다.

남편의 지위에 편승하고 자식이 커거면서 자식의 지위에까지 올라 타려는 낮은 수준의 의식입니다.

 

음성적이던 치마바람을 양성화한 제도라고 혹평을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으나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고에서 나온 것입니다. 부모가 학교 일을 하면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보모가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작은 열매일 뿐입니다.

 

간혹 운영위원으로 나와서 학교와 시시건건 마찰을 일으키는 학부모가 있습니다. 딴에는 정의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도 알 수 없는 분노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사전에 자녀를 다른 학교에 전학을 시킬 각오를 해야 합니다.

 

학교의 태도도 문제가 되는 수가 있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무시하고 학교장이 전횡을 휘두르는 경우입니다. 절차와 순서를 지키는 것이 귀찮고, 자신의 권위가 떨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겠죠. 하지만 이는 짧은 생각에서 나온 행태입니다. 학교나 학교장이 나서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학부모운영위원을 잘 설득하여 인정을 받으면 됩니다. 그들은 학부모를 대표하는 사람이어서 이들이 인증을 하면 일일히 부모들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지요.

 

아이가 졸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는 알려고도 안하고 학원에 매달 수십만원씩 갔다 받치면서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서 만원이라도 걷으려고 하면 눈에 쌍심지를 키고 달겨드는 부모도 있습니다.

"뭔 놈의 학교가 돈을 걷어!" (나라가 다 알아서 하고 돈은 학원에 내야지!)

 

학교에서 자녀가 선생님께 매을 맞으면 길길이 뛰는 부모도 학원에서 맞고 오면 아무 소리도 안 합니다. 애초에 아이들이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돈 내고 공부하는데서 매을 맞았다면 공부를 안해서 맞은 것이니 오히려 부모에게 더 혼이 날까봐서 이죠. 이런게 우리의 교육에 관한 부모들의 현실입니다.

 

'공교육', '사교육'이니 하는 낱말은 우리세대에는 없었던 신종어 입니다.

그냥 '학교'라고 하고 '과외'나 '학원'이라고 했습니다. 어느덧 학원과 과외가 앞에 '사'를 붙이기는 했지만 당당하게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찾이했지요.

 

이를 붙여준 세대는 저와 같은 368세대입니다. 돈 벌어서 자기 자식은 잘 먹고 잘 살라고 학원과 과외 선생에게 눈 찔끈 감고 헌금을 하듯이 갔다 받쳤죠. 이때 자기 부모는 뒷전이죠.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그렇게 공을 드렸으니 그놈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까?(자녀가 아니라 학원이)

예전에 다방보다 많은 것이 교회라고 했지만 이제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이 학원입니다.

 

좀 더 밀어 붙이면 학교는 곧 무너 질 수도 있습니다. 아니 벌써 무너져있습니다.

학교에 가서는 낮잠을 자는 것이죠. 저녁에 학원에 가야니까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교육과 학생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교권의 확립도 교육과 학생을 위하는데 필요해서 입니다. 오늘날 교원단체가 이를 잊고 자기 밥그릇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행태를 취하는데 자신들이 태동한 근본을 해아리는 바른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해서 의식있는 아버지들의 학부모운영위원에 참여가 더욱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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