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중,고등학교 선생님의 고초

두 아들 아빠 2006. 5. 1. 18:48

오늘 큰아이 학교에서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날이다.

학부모운영위원 중 반씩 갈라서 오늘과 내일 나오고 마지막인 날은 모두 나오기로 했다.

나는 오늘을 선택 했고 아침 일찍 학교로 갔다.

작년에 학부모 보조감독 한분이 급한 사정으로 나오시지 못해서 대신 들어갔는데

코밑에 솜털도 가시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니 안스러웠다.

 

올해부터는 내신관리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답안지의 작성 방법도 조금 다르고 정정도 어려워 졌다. 따라서 문제를 잘 못 출제하면 그 기록이 모두 남아 선생님들이 여간 신경이 쓰이고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시험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테스트를 통한 '실력 검증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변별력을 주어서 일종에 '당락이 결정'되는 자격시험이 있다.

오늘 학교에서 치룬 중간고사는 첫 번째의 '실력 검증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이다.

이는 '당락을 결정'하는 시험과는 분명 구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 단계 시험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아서 여기에서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다.)

 

학교 시험은 이젠 문제은행식으로 출제 되어야 한다.

과거에 그래왔으니까 별 문제 없다는 식은 안 된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평가 문제까지 출제하는 것은 과중한 부담이며 다른 영역이다. 더구나 공정성에 역점을 둔다면 더욱 그렇다. 난이도 조절과 학력 향상에 받듯이 필요한 문제를 엄선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교육에 치중된 현실도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다.

 

끝도 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우리의 다음세대는 지금 영혼이 멍들어가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것이 대학 수학능력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이면 된다.

정작 학문에 정진해야 할 시기 전에 진을 모두 빼서 이를 달래는 말로 "대학 가서는 너 하고 싶은 해라"라는 웃기는 말은 없어져야 한다.

 

일선 학교 선생님은 학생지도와 교육 기법에 중점을 두게 하고 평가는 외부 전문기관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 전국적으로 교사와 학생 수준 통계도 나오고 교육의 방향도 잡을 수 있다.

문제출제를 일선 학교 선생님의 권위로 여겨서는 안 된다. 전문가 집단에서 연구해야 한다.

 

현재 거의 모든 자격시험은 문제은행식으로 출제 된다. 그동안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참고하면 된다.

 

시험기간에 교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오는 학부모를 보면 가슴이 덜컹 한다는 여자교무부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서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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