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스크랩] [이광호 목사님] `교회의 옮김`에 관하여

두 아들 아빠 2006. 6. 20. 12:22

이 글은 이광호 목사님의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교회의 옮김'에 관하여


(이 글은 부산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 자매의 질문에 대한 이광호 목사님의 답신입니다)


***자매, 안녕하세요?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지난번 서신을 보내면서 교회 때문에 많은 갈등을 하고 있다고 했지요? 지금은 어떠한지요? 아직 대학생이라면 심적인 고통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되어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진작 소식을 드리려 하다가 자칫 제가 드리는 말씀이 교회를 옮기는 문제에 있어서 직접적인 원인이 될까 싶어 염려되는 마음으로 인해 다소 늦게 답변드리는 점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려면 상당한 외로움을 감수해야할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 시대에만 국한된 일이 아닙니다. 다수의 교인들은 말씀의 가르침 보다 경험에 익숙해 있어서 집단적 경향성에 따라 신앙생활을 하려 했던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편안한 방법일 뿐 아니라 다수의 경험적 동의 아래 이루어지는 신앙의 형태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인식되기 때문이지요.


성경의 가르침을 좇아 개혁주의 원리에 서 있는 성도들은 취향에 의한 집단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특색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모아 자신의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려 하지만 성경에 나타난 성숙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갈 뿐 사람들의 인정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나는 선지자들이나 사도들은 집단적 그룹을 형성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좇아 자연스럽게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갔던 것입니다.


자매가 질문한 교회의 옮김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우선, 교회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은 어떤 취향을 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교회를 자기 취향에 맞추려 해서 안되며 자기 취향에 맞는 교회이기 때문에 좋은 교회인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옮기지 않으면 안될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있을 때입니다. 온 성도들이 함께 모이는 주일예배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올바르게 선포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이미 온전한 교회가 아니므로 그곳은 속히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성례가 온당하게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참된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세례를 베풀 때 충분한 문답을 거쳐야 하며 복음에 대한 진정한 고백이 있는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어야 합니다. 세례를 받아 입교한 그 성도들이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그리스도의 피와 살을 나누며 성찬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참된 교회에서는 지속적인 권징사역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잘못을 저지른 교인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올바른 교회로 세워져 가기 위해서 잘못된 가르침이나 누룩을 끊임없이 찾아 정리하는 성도들의 삶을 의미합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성도들 중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의 거룩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해 서로 말씀으로 권면함으로써 권징사역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권징사역은 모든 성도들 상호간에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일 설교자가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나 설교한다거나 성례를 잘못 시행하고 있다면 적절한 권면이 마땅히 필요합니다. 어떤 권위주의적 분위기로 인해 그렇게 하는 것이 주저된다면 매우 연약한 교회이거나 잘못된 교회라 할 수 있겠지요. 성경말씀을 바탕으로 한 온전한 권면을 멸시하거나 그에 따르지 않는다면 교회는 그에 대해 엄히 징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교회와 그 당사자를 위해서 입니다.


만일 교회가 위의 내용들에 소홀하거나 잘못하고 있다면 모든 성도들은 그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성숙하고 좋은 교회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해도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수의 성도들이 이미 올바른 교훈을 알고 있을 것이며 잘못 알고 행한 당사자는 수월하게 제 위치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약하거나 잘못된 교회에서는 그것을 바로잡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다수가 그 잘못을 잘못인 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잘못된 점을 알고 있는 소수의 권면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처음부터 작은 잘못이라도 서로 말씀으로 권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도의 잘못을 덮어두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사랑이라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런 방치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그것이 점차로 커져 참된 기준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모든 성도들 사이에 뒤엉키게 되어 결국 감당치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매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기억하여 말씀드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자매가 주일예배에 참여했을 때 목사님의 설교에 기쁨으로 아멘할 수 있다면 아직 떠날 단계는 아니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는 물론 자매의 신앙이 상당히 성숙했을 것이란 전제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설교가 옳지 않고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지속하여 들게 되면 그 교회에서 나와야 합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온전히 참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 교회에 남아 있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의 어떤 사람들이 목사의 설교를 거의 듣지 않는 상태에서 그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형식적 종교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목회자와 거의 원수지간(?) 처럼 되어 목사의 설교를 끊임없이 비난하면서도 꾸준히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런 경우는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출석하는 교회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어 막상 다른 교회로 옮기려해도 갈만한 교회가 많지 않음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불행이라 생각합니다. 자매에게 성령의 위로와 함께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 있기를 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2002. 4. 11


이광호 목사


출처 : 하나님의정치,사람의정치
글쓴이 : reformanda 원글보기
메모 : 개혁주의 신앙의 전통과 올바른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고자 애를 쓰시는 목사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