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

심야 영화로 본 '괴물'

두 아들 아빠 2006. 8. 5. 14:29

 

 

 

어제 밤에 온 가족이 피서 차 11시 40분에 상영하는 '괴물'을 보고 왔다.

아주 짧게 영화 내용을 요약하라면~

 

실체를 잘 모르는 '괴물'을 등장 시켜서

한미관계

과학의 허구

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공권력과 음험한 부패

외곡 된 가족사와 가족애 그리고 이웃 사랑

연봉 6천이 되어도 카드빚이 6천인 배반의 386 운동권

국가와 개인의 역할...

 

영화 한편에 이렇게 많은 것을 담아 낸 것을 보면 이 영화의 감독은 아주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어린아이들은 한강에 나타난 '괴물' 하나로도 충분히 시선을 고정 시켰고, (초등 5학년인 둘째아이는야심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졸지 않았다.)

 

성인의 경우는 위에서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절반 이상 읽어 내지 못하면 황당한 주제의 어이없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제법 영화를 볼 줄 아는 큰아이는 만일 이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만들어 졌다면 각종 신무기를 등장시켜서 괴물과의 한판 승부에 촛점을 두었을 것이라고 해서 놀랬다.

그러나 이 영화는 괴물과 마지막 승부 때 공권력으로 상징하는 경찰관 단 한 명이 아주 작은 권총 하나로 대적하다가 도망갔다.

 

영화 내내 웃음과 찌질거리는 답답함을 자아낸 현서아빠 (송강호분)는 어딘가 좀 모자라고 감정적이며 그래서 늘 본능적인 사랑에 매달리며 너무도 쉽게 과거를 잊고 무관심한 우리들의 자화상 이었다.

 

햇살 가득한 한강변으로 시작하여 눈 덮인 적막한 겨울 장면으로 막을 내리는 이 영화는

무더운 여름날 온 가족이 야심한 시간에 피서를 대신해서 볼만한 영화 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