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불편'과 '부당'에 관하여~

두 아들 아빠 2006. 11. 11. 17:18

'불편'과 '부당'만 잘 구분 하여도 삶이 그리 강퍅하지는 않다. 그러나 막상 이를 명확히 구분 하기란 쉽지 않다. 가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불편'이란 무엇일까?

 

'마음이 편치 않음'이다.

내가 하기 싫은 역할을 타인이 요구함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은 상대적이다.

예를 들어서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이 해당된다. 이에 반하여 일방적이고 불편을 넘어선 것은 '부당'이다. 불편은 각자의 '기대치'라는 것이 척도가 된다. 그 이하와 이상의 차이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서 주관적이다.

 

사람들은 불편을 느끼면 반응을 하게 되며, 불편을 편함으로 바꾸려고 한다. 물질일 경우에는 사고, 팔면 되지만, 인간 관계성에서 일어나는 불편은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자신의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은가를 먼저 살피고, 다음엔 불편을 부당으로까지 확대 시키지 않았나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스트레스'란 대부분 불편을 부당으로까지 몰고 가서 발생한 것이다.

회사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곳이다. 그 과정에 좋지 않은 느낌은 거의가 불편이다. 부당이 있다 하더라도 자기 중심적인 판단이 많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수많은 이익집단의 단체 행동은 불편함을 부당함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회피하고,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가도 잘 살펴야한다.

자신이 불편으로부터 벗어 날 때, 다른 사람이 그 불편을 느끼지 않는가를 살펴야 한다.

불편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도 부당이 될 수 있다.

 

남편(또는 부인)의 과도한 성적 요구는 불편함인가?  부당함인가?

그와 반대는 어떠한가?

 

내게 돈이 부족함은 불편인가? 부당인가?

 

남편이 맏아들도 아닌데 시부모를 모시는 일은 불편일까? 부당함일까?

 

15세도 안 된 아이들을 밤 12시까지 학원으로 내 모는 일은 불편함일까? 부당한 일일까?

일시적이라면 부당도 용납이 되는 것인가?

 

남편이 허구헛날 늦게 귀가하는 것은 불편함인가? 부당함인가? 아니면 정당한가?

 

 

'부당'이란 '도리에 맞지 않음'이다.

 

따라서 '정당'하지 않은 것은 모두 '부당'한 것이다.

부당은 불편보다는 훨씬 객관적이며, 일방적이고, 법적인 문제도 된다.

그래서 불편에 대한 대응과는 사뭇 달라야 한다. 부부관계에서 불편함 정도는 참는다 해도 부당은 이혼으로 까지 갈 수 있다.

불편을 부당까지 몰고 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부당함을 불편함으로 애써 축소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가정 문제에서 아내들이 남편의 작은 부당(?)을 참아 오다가 낭떠러지 끝에서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게의 권력자는 불편과 부당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원칙'이 없어서다. 자신이 세운 법도 편의에 따라서 스스로 무너트리고, 그게 권력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동일한 일에 대하여 불편과 부당의 판가름이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평가도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연가들은 버스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아기 엄마들은 큰 불편을 느꼈으나 부당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짓을 하면 몰상식 할뿐 아니라 크게 부당한 짓이 되었다.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구약에서 간음을 한 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음의 간음도 간음이며, 이혼도 상대를 간음하게 하는 짓이라고 하시면서 권면을 할뿐, 인간이 인간을 벌할 자격이 없다고 하셨다.

 

명절날 처가에는 가지 않고 본가에만 가는 일은 정당한가? 부당한가?

 

나이가 같은데도 남편은 반말하고 아내는 존 대말을 하는 것은 정당한가? 부당한가?

 

남편의 늦은 귀가는 아내의 불편함이고, 아내의 늦은 귀가는 부당함인가?

 

아무런 연관도 없이(있다 하더라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이가 적은 사람을 억압하는 것은 정당한가? 부당한가?

 

 

소결

 

이 세상에 부당함이란 법의 저촉을 받지만 가정 안에서 부당함은 방치와 외면을 받는다.

사회적으로 모든 집단은 자격과 법 규칙에 따라 움직이지만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만은 예외이다. 세상이 뭔가 특별한 이유없이 어려운 점은 가정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장은 작은 불편도 부당으로 느끼고, 아내와 자녀는 부당도 불편으로 새겨야한다.

최초의 억울함은 가정에서 키워지며, 분출은 다른 사람에게 쏟아 붓는다.

 

불편을 부당으로 느끼는 것은 이기심이 대부분이며, 비겁함이란 부당을 방치함이다.

 

불편부당(不偏不黨)은 함께 쓰면 안 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