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선생님들! 방학 때 제발 공부 좀 하세요.

두 아들 아빠 2006. 12. 30. 07:21

  놀토 때문에 겨울방학 일이 다소 늦기는 했지만, 여하간 초, 중, 고등학교들이 한달 열흘에 가까운 방학에 들어갔다. 큰아들은 어제 방학식을 했다. 세끼 밥을 꼬박 챙겨주는 일도 그렇지만, 하루 종일 집안에서 아이들과 씨름해야 하는 엄마들의 걱정이 크다.

 

 


  한 학년에 두 번 있는 방학이 피한(避寒)과 피서(避暑)의 의미도 있지만, 일년 내내 춥거나 더운 지방에서도 방학을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런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건강을 살피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거나, 학교생활에서 배우거나 체험 할 수 없는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기간이다.


  학생들은 그렇다 치고 선생님들의 방학은 어떠한가?

교사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신분보장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긴 방학이 아닐 수 없다.

가르친다는 직업이 그리 만만한 직업이 아니기에 방학을 주기도 하지만 쉰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큰아이 학교일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무심코 오후 4시 넘어서 교무실에 전화면 거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한, 두 분만 남아있다. 선생님들처럼 칼 퇴근하는 직종은 대한민국에 없다. 그러면서 잡일이 많다고 투덜대기 일수 이다.


  선생님들의 방학은 다음 학기에 가르칠 교안을 연구 공부하는 시간이다. 이를 자기들의 여가를 위한 기간으로 알면 큰 착각이다. 물론 선생님의 자녀들도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방학 내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중 , 고등학교에서 한 과목을 10년 이상 가르치면 그 방면에서는 박사가 되어야 한다.

그 분야의 대학교수와 논쟁을 벌려도 대등한 실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번 선생님이 되면 공부를 너무 안한다. 임용고시를 공부 할 때의 몇 분에 일만 공부를 해도 10년이 넘으면, 연구를 지지리도 안하거나, 학부나 대학원생의 논문이나 베끼는 대학교수들 따위보다는 훨씬 날 것이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 풍토가 문제이다.


대학이 중, 고등학교를 아래 기관으로 보고 서열화를 시키는 것은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공부를 하지 않아서다. 시간과 여건 모두가 대학교수보다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논술고사를 찬성하지 않지만 선생님들이 논술지도에 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은 씁쓸한 이야기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은 최소한 아동심리에 관하여는 해박하여 심리치료까지 가능한 실력을 갖추고, 국가는 문제가 있는 가정이라면 전문적인 사회기관에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해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무차별로 저지르는 살인마들이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 왕따가 있다는 사실은 담임선생님 아이들 사회를 모르거나, 이해하지 않으려는데 있다.


  우리사회가 의식이 오르지 않고 계속 찌질거리는 이유는 학교 선생님의 의식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사는 올바른 사회의식을 주도하는 계층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이념이나, 정부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 앵무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 초, 중, 고등학교는 만여 개가 조금 넘고, 교사직은 수십 만 명이 있다. 같은 숫자의 군대보다 더 위력이 있는 집단이다. 그분들을 따르는 학생이 수십명이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숫자의 지식 집단인 선생님들이 조금만 노력을 했다면 우리사회는 진보를 거듭하여 지금의 사회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사회나 윤리과 선생님이라면 좁아터진 우리나라에서 쓸데없이 집을 두 채씩 가지고 있으면 사회악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쳤어야 했다. 자기들도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으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작은아이 여자담임선생님이 그렇게 말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마음속으로 무척 기뻤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너희 선생님 참 훌륭한 분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선생님들의 잘못 만은 아니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마치 기계를 찍어 내듯이 교사를 양산한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고,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일사불란한 통치를 위하여 모든 학교를 제도권으로 집어넣어 한 줄 세우기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의미의 사학은 단 한군데도 없다.


  선생님들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으니까 방학 때 연수도 시키고, 이제는 국가가 시험을 보겠다고 나섰다. 이게 ‘교원평가’이다. 평가의 기준은 최소한 ‘인성’,  ‘실력’, ‘열정’이 측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선생님들은 평가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버터서 될 일 도 아니지만 자신을 위해서라도 연구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못 돼먹은 풍토에서는 더 못 돼먹은 것이 나온다고, 교사 자신들이 스스로 노동자라 부르짖고 나섰다. 전교조는 투쟁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얼마 전 지도부 선거에서 투쟁 지향적이 아닌 회장이 선출되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생님들을 억압하는 것은 이제 없다. 그래서 투쟁은 자신과 해야 한다.


선생님들~

학기동안에는 잡일에 시달리셨으나, 잡일도 없는 방학 때는 제발 공부 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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