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고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

두 아들 아빠 2007. 1. 16. 17:51
 

화려하고 찬란한 경력


서울출생(본적 전북옥구) - 경기 중,고교 졸업 - 서울대 총학생회장 - 서울대 졸업(60년) - 행정고시합격(61년) - 내무관료(10년간) - 전남지사(75년) - 교통부장관 (80년) - 농수산부장관(81년) - 국회의원(85년) - 내무부장관(87년) - 서울시장(88년) - 명지대 총장(94년) - 국무총리 1회(97년) - 국무총리 2회(02년)


그의 이력은 가히 화려함을 넘어서 찬란하다. 대통령만 못해 본 사람이다. 그런 그가 오늘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의 발표를 육탄으로 저지하는 웃기는 일도 벌어졌다. 본인이 하기 싫다고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인가?

억지로 시켜서 한자리 해먹겠다는 뜻인가!


고건은 위 경력에서 보듯이, 박정희 사단에서 관료를 시작하여, 전두환, 노태우와 김영삼과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거치면서 무려 6개의 정권에서 요직을 맡은 사람이다. 고건 말고는 전무후무 하며 앞으로 이 기록은 깨질 수 없다.

그의 깨끗한 이미지 뒤에 ‘잡초’가 생각나는 것은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다.


그는 인간관계를 맺고 이어가는데 천부적인 재질이 있는 사람이다. 화려한 경력에 반하여 그만큼 자신의 색깔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누구로부터도 공격을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의 인물평을 단 한마디로 한다면 ‘무난’(無難)이다. 무난은 난리가 나지 않음 이다. 난리가 나면 속수무책이다.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참여정부 인사 중에서 가장 관대하게 통과시킨 인물이다.

그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결정적인 흠집이 있었다. 본인과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박종철 물고문 치사 사건 때 내무부장관 이었으며, 국가 부도 사태인 IMF 때 내각을 총 책임지는 국무총리였다.



고건의 한계


그가 마지막으로 기용된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 시절은 그의 밑천이 다 들어나고 말았다.

일전에 노대통령이 말했듯이 고건의 국무총리기용 목적은 보수, 수구세력과 갈등을 완화하고 새 정부와 가교 역할을 바랬던 것이다. 그런데 역부족이었다. 그 이유는 수구세력과 갈등 차원 넘어서 참여정부를 함께 할 수 없는 관계로 규정지었고, 애초에 그의 과거 기용이 얼굴 마담 식이어서 영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당시에 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는 참여정부 국무총리 초기에 수구세력의 탄핵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를 피해 갈 것인가 아님 정면 돌파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했어야 했다. 그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다가 최규하 같은 역할을 잠시 하고만 것이다. 탄핵정국 이후에 그의 행보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자신을 비롯한 내각 총 사퇴서를 대통령에게 냈어야 했다. 그가 사표를 냈을 때 수구꼴통 언론들은 유일하게 안타까워했다. 심어 놓은 스파이가 쫓겨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건의 대선 전략


그의 과거 성향이 늘 그렇듯이 집권 여당 쪽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 한나라당도 아우르고, 본적지인 전북과 전남지사의 경력을 얹어서 전라도 표도 얻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자신을 중도보수 색깔로 치장을 했다.

어찌 보면 완벽한 전략이었다. 그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은 이 시대의 분열과 혼란을 추 수릴 사람이라고 확신 한 것이다.



시대를 읽지 못한 무지함


이 시대를 혼란의 분열로 보면 안 된다. 상식과 원칙이 편법과 불의와 대결을 벌이는 전쟁 상황이다. 그는 시대 상황을 크게 오판했기에 스스로 주저앉은 것이다.


그가 크게 놓친 것은 ‘무임승차’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간과한 일이다.

그에게는 수구세력들의 악착스러운 면도, 진보세력의 집요함도 없는 그저 사람 좋은 사람일 뿐이다. 또 한 가지는 자신의 그릇 크기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세력을 담아내서 비비겠다는 허황된 망상은 현실정치의 벽을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인데, 끝내 현실과 남 탓을 하고 있다.


고건의 결정적인 실수는 노무현대통령과 맞짱을 떴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이 자신의 인사 실패를 어렵게 고백했는데, 자신에게 험담을 하는 것으로 알고 발끈 한 일이다. 이내 거두기는 했지만, 이미지에 결정타를 먹은 일이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에 빌어먹은 사람이 그들의 악행에 대하여는 한 마디도 않고 있다가 중학생도 욕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같이 욕을 한 것이다.



대선출마를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


선거 선출 경험이 민정당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등 두 번의 경험인데, 당시에 집권당의 자금과 힘을 빌려서 한 것이지 자신이 쟁취했다고 보기 어렵다. 애초에 그가 자력으로 대선에 나온다는 자체가 개인적인 성향으로 보아서 무리였다.

힘 있는 당에서 자신을 영입하면 대선에 나오려고 했는데 누구도 오라고 하지 않아서 대선 출마를 접은 것이다. 그는 성공과 승리가 보장되지 않은 길은 절대로 걷지 않는 영약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 절대로 안 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이 자신에게 과분한 은혜를 베풀어 주었으며,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자신의 말대로 평범한 시민으로 나머지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