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자녀를 학원에 꼭 보내야 하는가?

두 아들 아빠 2007. 4. 6. 23:54
 

어느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너 과외는 왜 받니?”

아이 왈

“대학에 가려고요.”

다시 이렇게 물었다.

“대학은 왜가니?”

.

.

.

“과외 가르치려고요.”


경제가 어렵다고 땡깡을 하도 쓰니까 국민 대다수가 비 맞은 중마냥 ‘경제가 어렵다’ 를 주문을 외듯이 웅얼거린다. 한 민족은 단군 이래 이렇게 잘살아 본적이 없다.


수입은 수 십 배가 늘었다. 예전에 하루 종일 고된 노동을 해도 쌀 한 말을 받을 수 없던 시절을 우리 부모세대는 잘 안다. 이제는 가족 외식 한 끼에 쌀 반가마도 너끈히 해치운다. 더구나 부모부양은 일지감치 재껴 두었고, 자녀의 수는 반에 반으로 줄었다.


수입은 늘고 부양할 사람이 위, 아래까지 줄었다면 실제 소득 증가는 엄청난 것이다. 거기에 맞벌이까지 하는 것을 고스톱에 비유 한다면 쓰리고에 피박에 광박에 흔들기까지 한 일이다. 그런데 그 돈으로 자녀를 잡고 있다.


지금 자신의 생활이 지독히 어렵다는 사람들은 과거에는 이불보따리 싸질 머지고 만주나 러시아 벌판으로 떠나야 할 사람들이다.

 

반면에 지금 잘사는 사람들은 돈 보따리를 싸매서 자식을 바다 건너 나라로 보내고 자신은 마치 가족을 뒤로하고 만주 벌판으로 떠난 독립군처럼 궁상맞게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이들은 자녀 교육에 관한 확신범들이다.

 

예전에 학원과 과외를 받는 이유는 이해가 어렵고 그래서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기 위해서 간다. 이런 식으로 되면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하고 온 아이는 집에 와서 녹초가 되어야 정상이다. 간식 먹고 곧장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애처롭지 않다는 부모가 없겠지만, 이젠 그것도 만성이 되어서 학원 갈 시간에 꾸물거리는 아이의 모습 때문에 복장이 더 터진다.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면 이중으로 하니 실력이 늘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얼마나 넌 센스 같은 생각인지 해보기 했는지 의문이며, 반대로 둘 다 재대로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정말 궁금하다.


더구나 학원에 보내도 별반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대책 없이 꾸준히 보내는 것을 보면 오늘날 학원의 존재는 마치 신앙이 된 듯하다.


학원은 성스러운 성전이 아니다. 그러니 아이의 학원을 방문해서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살펴보아도 된다. 학교선생님뿐 아니라 학원 선생님과도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저 성적표 보고 아이를 다그치기만 한다.


아이들은 잡아 주어야 할 때 잡아주고, 놓아 주어야 할 때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조급함 때문에 반대로 하기 십상이다.


거실 중앙에 집안에 상전 같이 텔레비전이 떡하니 버티고 있고, 방에는 컴퓨터가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나라오는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 답장하기 반복하다가 잠시 문자가 안 오면 왜 안 오는 가 궁금해서 또 들여다본다.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전혀 되지 않게 만들어 놓고 공부를 잘하라고 한다.

내가 그랬다.


학원은 학교보다 문제를 읽고 답을 ‘고르는 기술’을 더 잘 가르치는 곳이다. 더구나 아이들이 생각이나 고민을 할 틈을 주지 않고 속사포처럼 문제를 풀어준다. 이렇게 해서는 성적이 좀 좋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공부를 해서 얻는 진정한 유익을 기대 할 수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중학교 때 이런 식으로 학원에 보내놓고 성적이 시원치 않으면 아이가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포기 한다. 그 때부터 아이는 학교가 지옥이 되는 일이다.

그러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자식과 자기 위안을 찾기 시작한다. 이만만 해도 훌륭한 부모다.


대한민국에서 학원 사업을 제 5차 산업이라고 한다. 그만큼 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학교선생님은 국가가 일정한 기준을 두고 선발하고, 교장과 교육부의 지도 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학원선생님은 학원원장이 인정하고 전적으로 원장의 지도하에 있는 사람이다.

 

학원 원장의 자격은 일정한 시설을 갖출 돈만 있으면 된다. 더구나 학원 선생님은 그 출신도 모른다. 학교선생님이 되지못한 사람을 구제하려고 학원에 돈을 받치는가?


근로기준법에 하루 근로 시간을 8시간으로 기준 삼고 있는 이유는 휴식뿐 아니라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학교에서 평균 6시간 수업을 받고 학원에서 4시간을 수업을 받는다면 무려 10시간이다. 그 시간 내내 집중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하겠지만, 그래도 절반은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면 당장에 학원을 접고, 학교 수업에 열중을 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