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학력 까발리기는 또 다른 학벌주의 조장

두 아들 아빠 2007. 8. 15. 13:35
 

한 두 명씩 꾸준히 밝혀지는 학력 허위 사실 보도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증으로 암약한 사람들의 꺼풀을 벗기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으로 또 다른 학벌주의의 조장임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학력 까발리기는 점점 대중의 인기도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제는 자수를 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자신들이 학벌은 있으되 별 볼일이 없는 사람이 동종의 업종에서 인기가 높은 사람을 시기함으로 벌어지는 현상일 수도 있다.


대학 졸업장과 유학을 하지 않았어도 우리사회에서 상당 기간 동안 전문가 대접과 유명인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면 과연 우리사회에서 학력은 어디까지 유효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학벌은 언제까지 유효한가?


학력 위조는 두 가지 양상이 있다. 애초에 자격 기준을 정한 곳에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와 이미 사회 신분적으로 일정 수준 올랐을 때에 은근슬쩍 학력을 높이는 경우다.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는 학벌 지상주의가 조장하는 면도 있지만 여기에 뇌가 녹은 사람들이 열등감이나, 더 높아 보이기 위해서 스스로 저지른 일이 더 많다.


노무현대통령이 고졸 출신이라는 것이 화두에 올라서 야당 정치인 중에서 어떤 미친년은 다음 대통령은 대졸 출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사실은 고졸 출신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친 일이다. 노대통령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이런 학벌우월주의로 인한 ‘자기 멸시감’도 깔려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학력이 좋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만 된 일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해택을 받았다는 것으로 어찌 보면 이 세상에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넘치는 에너지를 내주어야 한다.


또한 배웠다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는 뭔가가 달라야 한다. 배웠다는 것을 내세워서 우월적인 지위에 서서 그렇지 못한 사람을 깔보고 억압하고 짓을 하고 그저 자기 몸 하나 챙기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다면 한참 잘못 배운 일이다.


학벌이 특별히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데도 요구받는 다면 일정한 학벌이 있는 자들끼리 해 처먹는 사회다. 자기들의 희소성을 지켜서 독식하려는 짓이다.


겸손을 가장한 업신여김을 즐기는 자들도 있다. 남에게 못 배운 척하다가 뒤통수를 치는 인간도 봤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말하면 된다. 다만 남이 묻기 전에는 제발 졸업한지 20년도 넘은 대학 이름을 꺼내지 않았으면 한다.


학벌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에게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저 명문대학만 고집을 하기 쉽다. 자녀가 다행히 공부 잘하면 모를까 그렇지 못하면 죽음이다.


이번 사태가 그저 인기인을 중심으로 한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논문 같지 않는 허접함으로 학위를 받은 것부터 먼저 까발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