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 농촌

친구의 죽음

두 아들 아빠 2007. 8. 24. 20:16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닌 죽마고우였던 친구가 아내와 고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을 두고 지난 월요일 운명을 달리했다. 성실하게 삶을 살아 온 한 집안의 가장이었는데 아이들이 다 크는 것을 보지 못한 일이다.


장례식장에 가보니 옛 친구들 다들 모였다. 무슨 일들이 그리 바뿐지 부모가 돌아가실 때나 만나다 이제는 친구의 죽음이 그나마 옛 정을 잊지 않고 만나게 되었다.


다들 나이 먹은 테를 하느라 머리도 벗겨지고 주름도 많아졌다. 벌써 일 년이 넘게 투병 생활을 했는데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 친구들 이야기는 차라리 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만나서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친구의 아내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친구들에게도 작별인사 없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왔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에 대한 죽음의 실체를 상기시킨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우울한 감정이 많지 않은 것을 보니 내 삶이 그리 억울하지는 않았나 보다.


먹먹함! 그 자체였다.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도 분명이 죽는다는 인식만 한다면 이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