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동산 광풍이 불 때 몇 번의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예상이 맞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빗나간 예상은 아파트 거품이 빠지는 시기 뿐이였다.
보유세 신설과 양도소득세의 대폭인상은 일단 거래를 중단시켜는 효과를 보았고 부동산 시장에 인위적인 진정을 가져왔다.
부동산을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아서 죽겠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분도 있겠지만 폭등한 가격을 다 받으려면 절대로 팔리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서 다르나 투기 열풍이 불었던 지역에서는 작년 초 가격에서 10% 이상은 빼야 팔릴까 말까 인데 거래가 끊겨서 팔수도 없는 지경에 왔다.
부동산 폭등으로 은행은 약삭빠르게 대출을 늘려서 이자 따먹기를 시도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하는 것을 정부가 규제를 하자 제2 금융권이 뛰어 들었다. 지금 아파트입구 게시판에는 허수의 아파트 가격을 적어 놓고 대출 한도와 이자율을 표시한 광고가 있다. 이를 보고 자기 아파트가 이만큼 올랐나하고 흐뭇해하는 것은 세상 물정을 한참 모르는 것이다.
이는 대출 건수를 늘리려는 은행들의 부풀리기 수법이다. 8%대에 다가선 이자 부담 때문에 그만큼 대출 할 사람도 현실적으로 없지만, 막상 아파트 가격대비 대출한도를 원하면 슬그머니 딴 소리를 한다. 신용도가 좀 모자라느니, 추가 담보 물건이 있으면 해주겠다느니, 정부의 규제 때문에 그 정도까지는 못해 준다느니 한다.
금융권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현 부동산 가격을 정확히 꿰차고 있다. 법원의 부동산 경매 가격이 이를 냉혹하게 증명해 준다. 단지별로 아주 가끔 매매되는 가격은 부동산 업자들의 장난 일 수 있다. 실제로는 그 가격에 거래가 되지 않는다.
각종 세금이 올랐는데도 매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나와도 거품을 빼지 않고) 정권이 바뀌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정부에서 혁명처럼 목숨 걸고 이루어 놓은 막대한 재원인 세금을 줄이겠다는 단임 대통령은 없다. 기대를 접어야 마땅하다.
부동산 폭락의 순서는 이렇게 온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시작하여(이미 완전히 진행, 9만 가구 미분양) 수도권으로 점차 좁혀 온다. (남양주 3순위도 미분양) 이로서 중견기업인 아파트 건설사 두 곳이 부도가 났다. 부동산 투기 세력은 무더기 미분양 사태가 났는데도 정부는 나 몰라라 팔짱만 끼고 있다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건설사를 위한 정책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참여정부는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분양이 잘 되 때는 건설사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뭐 해준 것이 있냐를 자문해야 한다. 미분양은 그들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수도권의 미분양사태의 시발은 강북의 뉴타운 지역이 될 것이다. 후 분양을 했던 서울 은평구의 뉴타운은 10월에 분양 할 계획이었는데 서울시가 또렷한 이유도 없이 11월로 한 달 미룬다는 발표를 했다. 한 달이 늦어지면 건설사는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분양을 미룬 것은 미분양 사태를 우려한 사전조치가 틀림없다.
정치적으로도 미묘한 문제가 있는데 현재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시장의 역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뉴타운이 미분양 사태를 맞으면 정치적으로 아주 곤란한 사태에 직면 할 일이다.
경제를 일으킨다고 해서 장관도 못 될 각종 부정 의혹을 넘어가 주었는데 미분양 사태는 그의 정치적인 죽음 아닐 수 없다. 그러하기에 현 서울시장도 한나라당 소속이라서 협잡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
11월에 분양을 하면 이런 의혹이 사라지지만 또 다시 대선 일자를 넘겨가며 미루면 협잡은 틀림없는 것이다. 11월이 된다고 얼어붙은 투기가 살아 날일 만무하다.
수도권과 서울에 미분양이 장기화 되면서 그동안 이자 부담을 안고 붙잡고 있었던 아파트부터 봇물처럼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다. 현실적으로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은 당장 대출금 회수에 나선다. 먼저 고객의 대출연장을 받아 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경매에 넘어가는 아파트가 생기게 마련이고 금융권에 압류되어 경매에 붙여지면 자기들은 원금과 이자만 회수하면 되기에 경매 가격은 급속히 폭락을 하고 바로 현물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정말 안타깝게도 전문 투기꾼은 작년에 연기를 피우며 다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여기에 허겁지겁 뛰어든 사람들만 낭패를 본 일이다. 하지만 이들도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아파트를 팔고 되사는 것은 모르나, 지금 쌩 돈 들여서 아파트를 사는 일은 미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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